시장 규모 연간 '160조원대' 추정…환영·우려 교차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에서 사실상 스포츠도박이 사실상 전면적으로 허용됐다.
미 대법원은 14일(현지시간) 원칙적으로 스포츠도박을 금지하고 있는 연방법에 대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고 AFP,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1992년 제정된 '프로·아마추어 스포츠 보호법'(PASPA)에 따라 네바다, 델라웨어, 몬태나, 오리건 등 4개 주를 제외하고는 스포츠도박이 금지돼 있다.
이날 대법원은 찬성 6표, 반대 3표로 각 주(州)에서 스포츠도박 허용 여부를 판결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뉴저지주의 입장에 손을 들어줬다.
뉴저지주는 애틀랜틱 시티의 쇠락하는 카지노들을 대신해 스포츠도박을 허용해달라며 지난 몇 년간 법정 다툼을 벌여왔다.
대법원은 "의회가 스포츠도박을 직접 규제할 권리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만약 직접 규제하지 않기로 했다면, 각 주가 자유롭게 이를 행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로 미국 내 야구와 농구 등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스포츠도박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현재 미국의 불법 스포츠 도박 시장이 연간 약 1천500억원(약 16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또 주별로 세수 증가를 위해 앞다퉈 스포츠도박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법정 투쟁에 앞장섰던 전 뉴저지 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는 "미국의 주와 주민들이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획득한 위대한 날"이라고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이날 판결 이후 미국과 영국의 도박업체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고, 판타지 스포츠(온라인에서 가상의 팀을 꾸려 경기를 치르는 게임) 회사들은 즉각 스포츠도박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판타지 스포츠 회사인 팬듀얼은 성명에서 "판타지 스포츠에서 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스포츠도박에서도 혁신을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반면 법 개정에 반대했던 메이저리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 본연의 모습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이번 판결은 엄청난 파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1919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 선수 9명이 월드시리즈 승부조작 스캔들로 기소된 바 있다.
호텔·카지노업자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스포츠도박을 금지한 연방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사람 중 한 명이라고 AF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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