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핵합의 탈퇴 후 일주일새 두번째 독자 제재 단행…중동 긴장 고조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이란 핵 합의(JCPOA)에서 탈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제재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미 재무부는 15일(현지시간) 이란 중앙은행의 발리올라 세이프 총재와 알리 타잘리 국제국 부국장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재무부는 세이프 총재가 이란의 이슬람 혁명수비대를 대신해 헤즈볼라를 지원하는데 수백만 달러를 모금하는 것을 도왔다고 비난했다.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이란 최고 은행의 간부가 헤즈볼라와 같은 테러단체의 자금 조달을 촉진하기 위해 혁명수비대와 공모하는 것은 끔찍하지만 놀랄 일은 아니다"면서 "미국은 이란이 국제금융시스템을 뻔뻔하게 오용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제재는 미국이 지난주 이란 핵 합의를 탈퇴한 후 나온 두 번째 단독 제재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0일 이란의 혁명수비대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환전 네트워크와 연계된 기관 3곳과 개인 6명을 블랙리스트에 등재하며 대(對)이란 제재를 본격화했다.
재무부는 이 환전 네트워크가 수억 달러에 달하는 외환 거래를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란 핵 합의 탈퇴를 선언하고, 기존 제재를 재개하는 동시에 새로운 경제적 압박을 가하겠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인 2015년 체결된 이란 핵 합의는 이란이 핵 개발을 중단하는 대가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방 7개국은 제재를 유예하는 내용을 담았다.
미국은 동맹국들의 반대 속에 이란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데 이어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공식 이전하는 등 이스라엘과 적극적으로 공조하며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미 대사관 이전식이 열린 지난 14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고, 이스라엘군이 발포 등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60여 명이 숨지고 2천700여 명이 부상하는 등 중동 지역 긴장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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