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까지 타점 1위…"지난해 첫 규정타석에 100안타, 올해는 조금 더"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1군 무대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멈춰 있는 건 아니거든요."
최주환(30·두산 베어스)은 늦깎이다. 2군 생활이 정말 길었다.
하지만 그는 "퓨처스(2군)리그에서 보낸 시간이 내 자산이다. 그 경험 덕에 1군에서 뛸 기회를 잡았다"고 말했다.
올해 최주환은 1군에서도 주목받는 선수다. 그는 15일까지 타점 39개를 올려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홈런 1위 최정(SK 와이번스)이 38타점으로 2위, KIA 타이거즈 붙박이 주전 2루수 안치홍이 35점으로 3위다.
이름만 들어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와 제이미 로맥(SK)도 34타점으로 최주환의 뒤에 있다.
최주환은 "당연히 다른 거포들이 곧 추월할 것"이라고 몸을 낮추면서도 "타자가 타석에 서는 가장 큰 이유가 팀에 득점을 안기는 것이다. 나도 기회가 올 때마다 타점을 올리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최주환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타점이 늘어난 이유다. '지난해 1군 경험이 도움됐는가'라는 추가 질문도 나온다.
그때마다 최주환은 2군 시절을 떠올린다.
그는 "나는 프로생활을 시작한 2006년부터 꾸준히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섰다. 2군 경기라도 타석에 설 때마다 경험이 쌓인다. 내가 정말 좋아졌다면 2군 경험이 도움됐을 것"이라고 답했다.
최주환은 "아마도 나의 퓨처스리그 통산 타석 순위가 꽤 높을 것"이라고 했다.
KBO는 퓨처스리그 기록 전산화를 진행 중이다. 아직은 퓨처스리그 통산 기록을 한 번에 확인하기 어렵다.
최주환은 2006년부터 현재까지 퓨처스리그 570경기에 나서 2천378타석에 섰다.
전산화가 끝난 2010년 이후 퓨처스 기록을 보면 박윤(전 넥센 히어로즈)이 2010∼2017년에 걸쳐 8시즌 동안 2천211타석을 소화해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최주환의 타석 수는 박윤보다 167개 많다.
최주환의 생각대로 그의 퓨처스리그 개인 통산 타석 기록은 최상위권이다.
퓨처스리그에서 2천 타석 이상을 서는 것은 무척 어렵다.
잘 풀리는 선수는 그 전에 1군으로 올라가고, 많은 선수는 퓨처스리그에서 2천 타석을 채우기 전 유니폼을 벗는다.
최주환은 "나는 운이 좋았다"고 했다. 그는 "물론 1군에서 불러주지 않을 때는 초조하긴 했다. 그러나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경기를 뛰며 실전 경험을 쌓았다"며 "2군 경기에서도 다양한 상황이 벌어진다. 1군에서도 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작은 무대에서 1위를 한 기억도 최주환의 성장에 도움을 준다.
최주환은 상무에서 뛴 2010년 퓨처스 북부리그 타율, 최다안타, 홈런, 득점, 출루율, 장타율 등 6관왕을 차지했다.
최주환은 "당시 타이틀을 의식해 후반기에는 홈런 스윙을 하기도 했다"고 웃었다.
2012년부터 두산 백업 내야수로 본격적으로 1군과 2군을 오가기 시작한 최주환은 2017년 개인 처음으로 100안타를 달성(120개)하고, 규정타석을 채웠다. 타율 0.301을 유지해 '3할 타자'가 됐다.
올해는 확실한 주전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100안타를 쳤으니 올해는 100타점을 올려라"라는 덕담도 자주 듣는다.
최주환은 "나는 늘 '지난해보다 조금 더'를 목표로 세웠다. 올해도 2017년보다 조금 더 잘하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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