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위험 일반 환자의 최고 10배, 기존 '검토'에서 '강력 권장'으로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여성의 암중 가장 많은 유방암 치료와 관련, 유전자 변이로 인해 재발 가능성이 높은 환자의 경우 발병하지 않은 유방도 예방차원에서 절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일본의 관련 학회가 내놓았다.
NHK에 따르면 일본 유방암학회는 16일부터 열리는 학회에서 이런 내용의 새로운 유방암 치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한다.
유방암 치료에 관한 표준 치료법을 정리한 일본 유방암학회의 가이드라인은 그동안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 발병하지 않은 유방절제수술을 "검토해도 좋다"고 규정했으나 개정 가이드라인에서는 예방수술을" 강력히 권장"으로 바꿨다.
3년만에 나온 개정 가이드라인은 한쪽 유방에서 'BRCA'라고 불리는 유전자 변이로 인해 암이 발병한 환자의 경우 재발 위험이 높다고 지적하고 환자가 원하고 병원 측이 상담체제를 갖추는 것을 조건으로 발병하지 않은 유방도 절제하는 예방수술을 "강력히 권장한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연간 8만명이 유방암에 걸리며 이중 10% 정도가 유전자 변이로 인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예방 차원의 절제수술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보고된 실제 수술건수는 작년까지 79건에 그쳤다.
미국에서는 유전자 변이로 발병한 유방암 환자의 50% 정도가 예방차원의 절제수술을 받는다는 보고도 있다. 5년전에는 유명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예방차원에서 양쪽 유방을 절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가이드라인 개정작업을 담당한 아라이 마사미(新井正美) 준텐도(順天堂)병원 게놈진료센터 부센터장은 "유방암 예방수술이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상담체제 등 병원 측의 체제정비가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대상자가 의사 등과 잘 상담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회가 예방수술을 강력히 권장하기로 결정한 건 유방암과 유전자의 상관관계가 분명히 밝혀진게 배경이 됐다.
암을 억제하는 'BRCA'라는 유전자에 변이가 생긴 여성은 유방암에 걸칠 확률이 40-90%로 대략 9%인 일반인의 5-10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한번 유방암에 걸린 환자는 10년 이내에 다른 쪽 유방에서 다시 암이 발견될 확률이 이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경우 20% 정도로 환자 전체 평균 2% 보다 무려 10배나 높다고 한다.
예방수술을 하면 암재발 확률을 10분의 1 이하로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방수술을 받은 환자의 15년후 생존율은 86%로 수술을 받지 않은 환자의 74% 보다 12 포인트 높아진다는 외국의 임상연구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lhy501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