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탈(脫)원전'을 추진 중인 대만이 여름철 전력부족 문제에 부딪히자 가동을 중단했던 원자력발전소 2개 원자로를 서둘러 재가동하기로 했다.
16일 대만 중국시보와 연합보 등에 따르면 고장으로 한달여 간 수리에 들어간 대만전력공사의 제3원전 1호기가 최근 대만 원자력위원회 동의를 얻어 재가동이 결정됐다.
이에 따라 지난달초 비상용 디젤발전기에서 이상이 발견됐던 3원전 1호기는 이르면 오는 20일 재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 남부 핑둥(屛東)현 헝춘(恒春)에 위치한 3원전 1호기의 발전량은 95만1천㎾로 대만 전체 전력량의 3.5%를 차지한다.
3원전 1호기가 재가동되면 대만의 6기 원전 가운데 2원전 1호기, 3원전 2호기 등 3개 원전이 가동되는 셈이다.
이들의 발전량은 288만7천㎾로 대만 전체 발전량의 10.5%를 차지한다.
대만 당국은 또 신베이(新北)시 완리(萬里)에 위치한 2원전 2호기도 6월 중 재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전력공사는 2원전 2호기의 재가동을 신청했고, 이에 원자력위원회는 전문가와 학자들로 심사팀을 꾸린 상태다.
1981년부터 가동된 2원전 2호기는 그동안 고장이 잦아 안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월 21일 수리를 마치고 재가동됐지만 일주일만인 28일 다시 비상정지되면서 가동이 중단됐다. 2년 전에도 갑자기 고장을 일으킨 바 있다.
원전 폐쇄 공약을 내세운 대만 현 정부가 이처럼 재가동을 서두르는 것은 여름철 전력난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2원전 2호기의 가동이 이뤄지지 않으면, 중단된 1원전 1, 2호기를 합쳐 하루 6.2%의 예비전력이 소실된다. 1원전 2호기는 지난해 6월 집중호우로 철탑이 무너지면서 가동이 중단됐고, 1호기는 2014년 12월 말 운용이 중단됐다.
대만에선 지난해 8월 한 화력발전소의 고장에 따른 전력공급 차질로 대만 전역 828만 가구에 전기가 끊기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대만의 전력소비량은 2016년 3.0% 늘어난 데 이어 2017년엔 2.3% 늘어났다.
이런 현실은 취임 2년을 맞는 차이잉원(蔡英文) 정부가 2025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탈원전 정책과 상충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차이 총통은 오는 2025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하고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대만의 현재 전력생산 구조는 석탄 45.4%, LNG(액화천연가스) 32.4%, 원전 12%, 신재생에너지 4.8%다. 대만은 이를 2025년까지 LNG 50%, 석탄 30%, 신재생에너지 20%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린징이(林靜儀) 민진당 입법위원(국회의원)은 "전력난 해소를 위해 밤 10시 이후 전력제한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며 "이는 전력난 해결 뿐만 아니라 저출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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