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석달 에어프랑스, CEO 사퇴로 임시지도부 구성

입력 2018-05-16 15:57  

파업 석달 에어프랑스, CEO 사퇴로 임시지도부 구성
사원총회서 임금인상안 부결되자 CEO 사임…이사회 비상경영체제 승인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임금인상을 둘러싼 노사분규로 위기를 맞은 유럽 최대항공사 에어프랑스-KLM그룹이 전격 사퇴한 최고경영자(CEO)를 대신할 임시 지도부를 구성했다.
에어프랑스-KLM 그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이사회를 열고 그룹의 프레데리크 가제(61)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임시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또 사외이사인 안마리 쿠데르크(58) 전 장관을 비상임 이사회 의장(non-executive chairman)으로 선임했다. 변호사인 쿠데르크 의장은 자크 시라크 대통령 재임 시 노동장관을 지냈다.
에어프랑스 이사회는 최대한 빨리 차기 경영진 선임에 돌입하기로 하고 그룹의 최대 난제인 임금협상과 관련한 권한은 임시 경영진에 부여하지 않았다.
에어프랑스-KLM 그룹은 "임금협상과 관련, 임시 대표이사는 이사회가 기존에 승인한 성장 전략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결정을 할 권한을 이사회로부터 위임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임시 지도체제 구성은 임금인상을 둘러싼 분규 끝에 최고경영자가 사임한 데 따른 것이다.
에어프랑스-KLM 그룹의 장 마르크 자나이악 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일 자신이 제시한 임금인상안이 사원총회에서 부결되자 사퇴를 발표했다.
에어프랑스 사측은 노조와 줄다리기 협상 끝에 향후 4년간 7%의 임금인상안을 최종 제시했지만, 노조는 "6년간 임금을 동결했는데 사측이 제시한 인상 폭은 너무 적다"면서 올해 5.1% 임금인상을 요구했고, 협상은 결렬됐다.
에어프랑스 노조는 임금인상을 두고 석 달째 산발적으로 파업을 이어왔다. 파업 일에는 평균 25%가량의 항공편 운항이 취소됐다.
자나이악 전 CEO는 이날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공식사임한 뒤 "에어프랑스가 역사상 가장 어려운 위기를 겪고 있다. 반복되는 위기와 파업, 분규, 의심이 우리 그룹을 갈라놓았다"고 말했다.
에어프랑스-KLM 그룹은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제1 항공사들이 2004년 합병하면서 탄생한 유럽 최대항공사 중 하나다.
라이언에어 등 저가항공사들의 도약으로 수세에 몰려 고전하면서 에어프랑스-KLM은 올해 1분기 2억6천900만 유로(3천43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고 공시했다.
특히 에어프랑스 사측은 2월부터 이어진 파업으로 3억 유로(3천8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나이악 CEO가 사퇴를 발표한 뒤 지난 7일 에어프랑스 주가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9.8% 폭락하기도 했다.
1분기 실적을 보면 파업을 이어온 프랑스(에어프랑스)와 그렇지 않은 네덜란드(KLM) 사업부가 확연히 갈린다.
AFP통신은 "에어프랑스는 반복되는 파업으로 1분기에 1억7천800만 유로(2천270억원)의 손실을 냈지만 KLM(764억원)은 6천만 유로의 이익을 냈다"고 전했다.
에어프랑스-KLM 지분 14%를 가진 최대주주인 프랑스 정부는 사태를 우려 속에 지켜보고 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장관은 지난 6일 BFM 방송에 출연해 "에어프랑스의 생존이 위기에 처했다"면서 당사자들이 책임을 갖고 대화에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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