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6억7천만원 투입 유리온실 등 신축 추진…"활성화 온 힘"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수십억 원을 들여 지은 제주한란 전시관이 관광객에게 외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15일까지 서귀포시 상효동 돈내코 관광지에 있는 제주한란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은 2천448명이다.
일일 관람객 수 18명에 불과한 실적이다.
제주한란전시관은 천연기념물 제191호인 한란의 가치를 소개하기 위해 지은 지하 1층, 지상 1층, 전체면적 1천440㎡ 규모의 전시관이다. 2014년 11월 21일 전시관 개관 이후 그해 12월 31일까지 337명이 관람했다. 이후 연도별 관람객은 2015년 5천252명, 2016년 7천388명, 2017년 9천226명이다.
전시관 건축에 총 40억원이 투입됐지만, 연도별 일일 관람객 수는 14∼25명에 불과했다.
멸종위기종인 제주 한란을 활용한 전시관 건립이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금까지 실적은 기대에 훨씬 못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전시관 건립, 운영 계획이 처음부터 잘못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기획전시실은 현재 각종 난초 배양실로 이용되고 있고, 상설전시실은 한란 자생지 관련 포스터 자료 등을 전시하고 있어 관람객들의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있다.
자료실에는 한란 관련 서적과 논문 등을 비치했고, 영상실에서는 제주 한란을 소개하는 영상물을 보여 주지만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수장고에는 한란이 그려진 도자기와 한란 사진 등을 보관하고 있지만, 일반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매년 11월 열리는 제주 한란 전시회 때 2∼3일을 제외하면 관광객의 흥미를 끌 만한 전시나 프로그램은 없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전시관 유지관리비로 매달 1천만원 이상 투입되고 있다.
도는 인제야 아무 때나 한란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식물원 형태의 200㎡ 규모 유리온실과 280㎡ 규모 비닐하우스 배양실을 추가로 짓기로 했다. 오는 10월 완료 예정인 이번 사업에는 또 6억7천만원(국비 70%, 지방비 30%)이 투입된다.
김창조 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유리온실을 신축해 관람객들이 언제든지 한란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도록 하고, 기존 전시관 운영 계획도 새로 마련하는 등 활성화에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h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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