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총장 "심의결과 원만히 이행"…수사단도 "심의결과 승복할 것"
일각서 '자문단 편파적 구성' 주장…수사단은 구성 문제 안 삼아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수사지휘권 행사를 두고 대립각을 세웠던 문무일 검찰총장과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이 18일 열릴 전문자문단의 심의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사태가 봉합국면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문 총장은 16일 저녁 6시 23분께 퇴근길에 향후 입장을 묻는 기자들에게 "전문자문단 심의 결과를 지켜보겠다. (심의 결과가) 원만히 이행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외부 법률가들로 구성된 전문자문단이 어떤 결론을 내리든 따르겠다는 취지로, 논란 확산을 막고 검찰 내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추스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강원랜드 수사단도 전문자문단 심의 결과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사단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전문자문단이 수사단의 수사결과와 다른 결론을 내더라도 무조건 따르겠다는 입장이고, 이를 변경할 가능성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사지휘권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불거진 양측의 갈등은 18일 전문자문단 회의를 계기로 봉합될 가능성이 커졌다.
18일 대검찰청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전문자문단 회의에서는 춘천지검의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과정에서 담당 검사에게 부당한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검찰 고위 간부의 기소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단은 기소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고, 문 총장은 기소에 앞서 법리적 쟁점을 잘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수사단은 비(非)법률가도 참여하는 수사심의위원회의 판정을 듣고 기소 여부를 정하겠다고 보고했지만, 문 총장은 그에 앞서 법리적 쟁점을 검토해야 하므로 전문자문단의 의견을 듣자고 했다.
이를 두고 수사단이 "애초 수사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문 총장이 약속을 깨고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번 파문이 터져 나왔다.
문 총장은 수사단이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했고, 최종 결정을 앞둔 단계에서 법리 검토를 해 보자고 제안한 것은 수사 도중에 돌연 지휘권을 행사한 게 아니며 수사 마무리 국면에 적법하게 수사단을 지휘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때 정면충돌 양상까지 치닫던 문 총장과 수사단은 전문자문단의 결정을 따르기로 하면서 사태가 빠르게 진정되고 있다.
다만 논란의 불씨가 아직 남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전문자문단 구성이 편파적으로 이뤄졌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전문자문단 7명 중 5명이 문 총장과 대검에서 추천한 인물들로 이뤄졌다는 일부 언론보도가 뒤따랐다.
전문자문단은 변호사 4명과 대학교수 3명 등 총 7명으로, 모두 10년 이상 법조계 실무경력이 있는 전문가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대검은 보도자료를 통해 "총 10명의 후보를 수사단에 제시했고 그중 수사단이 추천한 5명 중 2명을 자문단원으로 선정했다"며 "내규에 따라 검찰총장이 수사단의 의견을 듣고 단원을 최종적으로 위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당초 문 총장과 대검이 4명, 수사단이 3명의 자문단원을 선정하기로 했다는 언론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수사단은 "전문자문단 구성과 상관없이 심의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논란이 다시 재점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문 총장과 수사단이 18일 전문자문단 심의 결과에 승복하고 수사를 마무리하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행사를 두고 불거진 보기 드문 검찰 내홍은 추가 확산 없이 수습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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