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초 김성현의 파울 타구 불펜 옆으로 팔 길게 뻗어 잡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두산 베어스 3루수 허경민(28)이 글러브 안에 공을 확인한 뒤 포효했다.
평소답지 않은 '감정 표현'이었다.
허경민은 "그렇게 불펜 안쪽으로 날아가는 공을 잡는 걸 상상해왔다. 그런데 운이 따랐고, 현실에서 그런 수비를 해냈다"며 "나와서 나도 모르게 동작을 크게 했다"고 웃었다.
'상상만 했던 장면'은 16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홈경기, 2회초에 나왔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성현의 타구가 3루쪽 불펜 안으로 날아갔다. 경기장을 찾은 두산 팬조차도 '파울'이라고 판단한 타구였다.
그러나 허경민은 포기하지 않았다. 불펜 앞에 있는 펜스에 기대 몸을 최대한 불펜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왼팔을 뻗어 공을 잡아냈다.
팬들의 함성이 터지고, 허경민도 기쁨의 포효를 했다.
허경민은 "내야수를 정말 짜릿하게 하는 장면이고, 함성이었다"고 했다.
16일 허경민은 1회 2사 1, 3루에서 이재원의 깊은 땅볼 타구를 잡아내는 등 호수비 행진을 이어갔다.
6이닝 4피안타 3실점 선발승을 따낸 이영하(21)는 "허경민 선배 등 야수진의 수비 덕에 이닝을 채워나갔다"고 고마워했다.
허경민은 "우리 팀에 젊은 투수가 늘었다. 투수 뒤에 있는 야수들이 견고하게 수비하면 투수들은 당연히 더 힘을 내지 않겠나"라며 "후배 투수들이 나오면 더 허슬 플레이를 하려고 한다. 특히 순위 경쟁을 하는 SK와 경기에서는 수비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했다"고 화답했다.
실제로 허경민의 허슬 플레이가 두산 영건 이영하의 기를 살렸다.
경기 뒤 허경민과 이영하, 모두 웃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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