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지도자 만나 재발방지 비공개 논의…일각선 "공개 청문회해야"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소셜 미디어 업체인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의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 파문과 관련해 미 의회 청문회 증언대에 선 데 이어 유럽의회에도 출석한다.
저커버그는 그러나 유럽의회에선 미국에서처럼 공개적으로 증언하는 대신 비공개로 의회 지도자들과 만나 개인정보 유출 재발방지 대책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의회 수장인 안토니우 타이아니 의장은 16일 저커버그가, 다음 주가 되기를 바라지만, 가능한 조속한 시일 내에 브뤼셀에 와서 의회 지도자들과 시민의 자유와 정의에 관한 전문가를 만날 것이라고 확인했다.
앞서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 선거를 도운 영국 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페이스북 이용자 8천7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가운데 EU 이용자도 270만명 이상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자 유럽의회에서는 저커버그가 직접 의회에 나와 설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특히 저커버그가 지난달 11일 미국 의회 청문회에 출석하자 유럽의회는 저커버그의 출석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고, 저커버그가 본인 대신 대리인을 출석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타이아니 유럽의회 의장은 서한을 보내 출석을 거듭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저커버그는 비공개로 유럽의회 지도자들을 만나더라도 이들로부터 거센 공세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에서는 오는 25일부터 개인정보 보호를 대폭 강화한 정보보호법이 발효된다.
일부에선 저커버그가 비공개로 증언하는 데 대해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ALDE 리버럴 그룹의 대표인 기 베르호프스타트 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저커버그의 증언이 비공개로 이뤄지면 자신은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며 "저커버그의 증언은 공개 청문회가 돼야 한다. 왜 페이스북 라이브는 안되나"라고 비판했다.
타이아니 의장은 저커버그가 파문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의회에 직접 출석하는 것 자체가 이미 좋은 움직임이라면서 "그것(저커버그의 의회 출석)은 신뢰회복을 향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조치다. 유럽인들은 완전하고 자세한 설명을 들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오는 21일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기술 공룡 회사들이 그들의 전 세계적 영향력을 대중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마련한 모임에 참석한다.
저커버그의 유럽방문은 페이스북의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 파문이 발생한 이후 처음이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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