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의 윤리·도덕성 위기에 맞서지 않으면 민주주의 쇠퇴의 길"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전격 경질돼 지난 3월 물러난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이 16일(현지시간) 지도자의 진실 은폐와 윤리·도덕성 등을 거론하며 '민주주의 위기'를 강조해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틸러슨 전 장관은 이날 버지니아 주 렉싱턴에 있는 '버지니아 군사학교'(Virginia Military Institute) 졸업식 연설에서 "우리의 지도자들이 진실 은폐를 추구하거나 우리가 더 이상 사실에 기반을 두지 않은 대안 현실을 받아들이면 우리는 미국 시민으로서 자유를 포기하는 길에 있게 된다"고 말했다.
틸러슨 전 장관은 이어 "조그만 거짓이나 과장이 문제"라면서 "우리가 가장 사소한 문제로 보이는 것에서조차 진실에 흔들리면 미국에 대해서도 흔들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리가 미국민으로서 우리 사회나 공적, 사적 또는 비영리 영역이든 지도자들의 윤리·도덕성의 위기에 맞서지 않으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미국의 민주주의는 쇠퇴기에 접어든다"고 강조했다.
NYT는 틸러슨 전 장관이 해임 이후 텍사스의 목장에서 거의 은둔 생활을 해왔다면서 이 같은 언급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트럼프 행정부 초대 국무장관이었던 틸러슨 전 장관은 재임 기간 대북문제나 이란핵협정 등 각종 주요 외교안보 현안과 정책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이견을 보여왔으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멍청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불화를 겪다 전격 경질됐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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