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피팅모델 때 반강제 촬영…최근 야동사이트에 사진 유포"
가해자로 지목된 스튜디오 운영자 "합의된 촬영…무고죄로 고소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김예나 기자 = 유명 유튜버가 3년 전 스튜디오에서 모델로 촬영하는 과정에서 성추행과 협박을 당하고 반나체 노출 사진이 유포됐다고 호소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유튜버 양예원 씨와 동료 이소윤 씨가 지난 11일 이런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함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스튜디오 운영자(실장) A씨의 인적사항을 확인했으며 이달 18일 양씨와 이씨를 불러 피해자 조사를 한 뒤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마포서는 총 5명으로 구성된 여성청소년과 2팀이 이번 사건을 전담하도록 했고, 서울지방경찰청 여청수사대 소속 2명의 인력을 지원받아 합동 수사를 하기로 했다.
양씨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성범죄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관련 동영상을 올려 예전에 겪었다는 성추행과 협박 내용을 공개했다.
양씨는 "알바를 구하던 중 피팅모델에 지원해 (합격)연락을 받고 합정역 근처의 스튜디오를 찾아갔다"며 "'실장님'이라는 사람과 카메라 테스트를 했고 그 후 촬영 일자가 돼 스튜디오를 다시 찾아갔다"고 썼다.
이어 "20명 정도 돼 보이는 남자들이 있었고, 실장님은 포르노에 나올 법한 속옷을 입으라고 줬다"며 "싫다고 했지만, 실장님은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이때 현장에 있던 남성들이 돌아가면서 포즈를 잡아주겠다며 다가와 성추행을 일삼았다고 그는 전했다.
그는 이날 이후 촬영을 그만두려 했으나 이미 찍힌 사진이 유포될까 두려워 총 다섯 번의 촬영에 응해야 했다고 한다.
양씨는 "3년간 그 일을 잊지 못했지만, 그간 아무 일이 없어 조금은 안심했다"며 "지난 8일 한 야동 사이트에 그 사진이 올라왔고, 3차례 자살을 기도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사진에선 웃고 있지만, 절대 자의로 야한 포즈를 하고 웃는 것이 아니다"라며 "다수의 남자와 걸어 잠긴 문 뒤에서 반나체인 저만 있다. 압도된 분위기에서 겁먹은 채 시키는 대로 한 것"이라고 썼다.
양씨 글이 올라온 뒤 배우 지망생이라는 동료 이씨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사한 피해를 봤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씨도 과거 피팅모델로 지원했다가 스튜디오에서 성추행과 협박을 당했고, 당시 찍힌 사진이 최근 공개됐다고 한다.
반면 A씨는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합의된 상황에서 촬영했고, 모델료도 지급했다"며 성추행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양 씨와 이 씨를) 무고죄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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