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서성벽 분명히 존재…삼표 공장부지 문화재 보존해야"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유실된 풍납동 토성(사적 제11호) 서(西)성벽 구간이 삼표레미콘 공장 중심부를 관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서울 송파구가 17일 밝혔다.
송파구는 지난 3월부터 두 달간 진행한 풍납토성 서성벽 발굴 2차 조사를 진행해왔다.
서성벽 잔존 구간은 삼표레미콘 공장에서 15m가량 떨어진 곳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규모는 길이 약 15m, 성벽 폭 20m다. 성벽 중심부는 삼표레미콘 정문과 공장 뒤쪽 강변현대아파트를 향하고 있다.
동(東)성벽 발굴 당시 확인된 성벽 하부 폭이 60m인 점을 고려한다면, 서성벽은 삼표 측이 협의를 거부한 미보상 필지와 공장 시설물을 관통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송파구는 밝혔다.
송파구는 삼표산업과 레미콘공장 잔여 부지 수용을 둘러싼 소송을 벌여왔다. 삼표는 "풍납토성 서성벽은 존재하지 않으며, 존재하더라도 레미콘공장 우측 영어마을 방향으로 치우쳐 비켜 간다"는 주장을 해왔다.
그러나 송파구는 일제강점기에 기록된 사적지정 필지와 학계 연구 결과를 들어 풍납토성 서성벽은 '삼표레미콘 정문∼강변 현대아파트 북쪽∼풍납한강나들목∼광나루한강공원일대 한강변 사적지'로 이어졌다며 맞섰다.
송파구는 서성벽 잔존 여부와 복원 자료를 확보하고자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에 의뢰해 7천500㎡ 구간을 조사해왔다.
구는 "이번 발굴 성과로 서성벽 존재가 확실히 증명됐다"며 "삼표 측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으며, 발굴 결과가 레미콘공장 전체와 주변 지역에 대한 문화재 보존의 필요성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송파구는 풍납토성 잔존 성벽을 삼표 측이 굴삭기로 훼손한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됐다는 점도 밝혔다. 부지 전체에 두께 20∼30㎝의 광범위한 바닥 보강용 콘크리트와 각종 매립 콘크리트 구조물이 있었다는 것이다.
구는 관계기관과 협의해 한강변 공원 일대 사적지정 부지를 조속히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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