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계 "오존층 회복 10년 늦어질 듯"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 오존층을 갉아먹어 국제협약으로 생산이 전면 금지된 염화불화탄소(CFCs), 이른바 프레온가스의 대기 내 수치가 다시 오르고 있다. 누군가 불법적으로 생산으로 하고 있다는 것인데 과학계는 동아시아를 지목했다.
17일 과학저널 '네이처'에 실린 국제 과학자 연구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CFC의 일종인 CFC-11이 2002년부터 10년간 지속해서 감소하다 2012년부터는 감소세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이것이 동아시아에서 2012년 이후 CFC-11 배출량을 늘리고 있다는 것을 강력히 시사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CFC-11이 이미 생산된 제품에서 나왔거나 다른 화학제품 생산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부산물로 생산됐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봤다. 대신 일부 국가에서 CFC 대체 물질을 생산하는 것이 비용이 더 들거나 기술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어 불법적인 생산이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연구팀은 CFC-11 감소세가 줄어든 것은 오존층의 정상 회복을 방해할 것이라면서 "오존층이 제때 회복할 수 있을지는 CFC-11의 지속적인 감소세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CFC-11은 대기에 50년간 잔존하며, 배출이 계속되면 오존층 정상 회복은 10년가량 더 늦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지구 10~40㎞ 상공의 성층권에 있는 오존층은 태양에서 방출되는 치명적인 자외선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국제사회는 에어컨 냉매나 스프레이용 압축가스로 이용되는 CFC가 오존층 파괴의 주범으로 밝혀진 뒤 1987년 몬트리올 의정서를 체결해 이의 생산을 사실상 전면 금지했다. 몬트리올 협약은 선진국은 1990년 중반부터 나머지 국가는 2010년부터 적용을 받아왔다.
오존층 파괴는 금세기 전환기를 정점으로 줄어들어 남극 상공의 '오존 구멍'은 확실한 회복세를 보여왔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이날 이번 연구결과와 관련한 성명을 통해 "오존층은 금세기 중반까지 계속 회복세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CFC-11이 지속해서 늘어나는 것은 이런 과정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결과를 활용해 원인을 찾아내고 필요한 조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영국 리딩대학의 미카엘라 헤글린 박사는 BBC 방송과의 회견에서 "국제사회가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에 압력을 가해 어디서 (CFC) 배출이 이뤄지는지 들여다보도록 만들길 바란다"면서 이들 국가에 불법생산 단속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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