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오물로 뒤덮인 가옥에서 발견된 10남매가 부모로부터 물고문, 목 졸림, 구타, 석궁·비비탄총 체벌 등 온갖 가혹 행위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미 CBS 방송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월 캘리포니아 동부 도시 페리스에서 쇠사슬에 묶인 채 잔혹하게 학대받은 13남매가 구출돼 미국 사회에 충격을 준 데 이어 또 다른 집단 아동학대 사건이라고 미 언론은 전했다.
법원에 제출된 기록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도 새크라멘토 서쪽 페어필드에 사는 10남매의 어머니 이나 로저스(31)는 생후 4개월부터 12살 된 10명의 자녀를 남편 조너선 앨런(29)과 함께 상습적으로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솔라노카운티의 베로니카 후아레스 검사는 "아이들은 지속적으로 구타를 당했고 목을 졸리거나 몽둥이로 맞았다. 석궁이나 비비탄총 같은 무기로 아이들을 체벌하기도 했고, 물고문을 하기도 했다. 뜨거운 물을 아이들에게 퍼붓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아이들의 몸에는 계속되는 폭행으로 인해 여러 형태의 상처 또는 흉터가 있었다고 후아레스 검사는 덧붙였다.
로저스와 앨런은 여러 건의 아동 학대와 고문 등 혐의로 솔라노카운티 구치소에 구금됐다.
로저스는 앞서 "아이들에게 뼈가 부러지거나 큰 상처가 난 건 없다. 그저 아이들이 놀다가 상처 난 것뿐"이라며 학대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로저스는 남편 앨런의 폭행 혐의를 덮어주기 위해 아이들에게 팔이 부러지거나 다친 사실을 말하지 않도록 강요하기도 했다고 후아레스 검사는 말했다.
아이들은 학대 후유증인 듯 발견 당시 한결같이 겁에 질린 표정이었으며 실어증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고 후아레스 검사는 전했다.
이 사건은 경찰이 12세 아동 실종 사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페어필드 경찰이 잃어버린 아이를 집에 되돌려 보내려고 한 가옥을 방문했는데 온통 오물로 뒤덮인 비위생적 주거환경에서 아이들이 집단으로 생활하는 모습이 발견된 것이다.
경찰은 "집안에 인분과 애완동물 배설물이 넘쳐났고 아이들은 묶여있지는 않았지만 한 방에 옹기종기 모여 학대받은 듯한 흔적이 있었다. 아이들의 몸에서 비비탄총 같은 탄알에 맞은 듯한 상처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아이들이 2014년부터 수년간 지속해서 학대를 받았을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 1월 페리스에서는 만 2세부터 29세까지 모두 13명의 자녀를 둔 데이비드 터핀(56)과 루이즈 터핀(49) 부부가 아이들을 집안에 가둬놓고 쇠사슬로 묶어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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