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딸 잘 키워줘서"…80대 노부부가 동신대에 기부한 사연

입력 2018-05-17 13:36  

"손녀딸 잘 키워줘서"…80대 노부부가 동신대에 기부한 사연


(나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80대 노부부가 대학에 발전기금을 기부한 사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 전남 나주 동신대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군사학과 3학년 김찬미(21·여)씨 할아버지인 김채석(83)씨 부부가 총장실을 찾았다.
할아버지는 양복 안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봉투를 꺼내 김필식 총장에게 건넸다.
봉투 안에는 그가 지난 2년여 동안 전남 곡성 시골집에서 매실과 고추, 감을 내다 팔아 모은 50만원이 들어있었다.
뇌경색을 앓아 수차례 뇌수술로 거동이 불편한 노부부가 200리 길을 마다치 않고 학교를 찾은 것은 손녀 때문이었다.
기나긴 투병 생활 동안 손녀가 응원 편지를 써서 읽어준 시간은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은 행복한 순간이었다.
김씨 어머니 박성임(53)씨는 "찬미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많이 따라 유독 더 예뻐하셨다"며 "손녀를 위해 모은 돈을 어떻게 쓸까 고민하다가 소심한 손녀를 자신감 넘치는 어른으로 키워준 대학에 기부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할아버지는 손녀 손을 꼭 잡은 채 김 총장에게 "우리 손녀를 잘 키워줘서 감사하다"며 돈을 좋은 일에 써달라는 뜻을 전했다.
김씨 부모도 노부부 뜻을 따라 학교에 발전기금 150만원을 기부했다.
김 총장은 "그 어떤 발전기금보다 크고 값진 것 같다"며 "김찬미 학생처럼 실력과 인성을 갖춘 인재를 키우는 데 소중히 쓰겠다"고 말했다.
kjs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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