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경제 이륙시키는 동력이 혁신성장…항모의 캐터펄트처럼"
"혁신성장, 다른나라 뛰는데 우리는 걷고 있어…체질개선해야"
"궁극적으로 혁신은 기업과 시장에서 꽃 핀다…목표는 일자리"
(세종=연합뉴스) 이 율 이대희 기자 = "로마시대 티베리우스 황제는 '깨지지 않는 유리컵' 발명자를 사형에 처했습니다. 자신의 보석 가치가 떨어질까 봐 그랬던 거죠. 공직자들이 부지불식 간에 민간의 혁신 의지를 꺾는 우를 범하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봐야 합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서울 강서구 마곡 연구개발(R&D) 단지에서 열린 '2018년 대한민국 혁신성장 보고대회'에서 혁신성장에 대한 공직자의 마음가짐을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혁신성장의 역할을 항공모함에서 육중한 전투기를 이륙시키는 '캐터펄트'(catapult)에 비유했다.
그는 "전투기가 이륙하려면 활주로가 400m가 필요하지만, 증기보일러를 이용한 캐터펄트로 (그보다 짧은 거리를) 세게 밀어서 이륙시킨다"며 "캐터펄트처럼 우리 경제를 이륙시키는 동력이 혁신성장"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과학기술·사람·제도 등 3대 혁신분야와 스마트팜·초연결 지능화 네트워크·핀테크·스마트 시티·드론산업·자동차 등 8대 핵심선도사업을 '미래 대비 씨 뿌리기'로 규정했다.
그는 다만 최근 성과를 보여주기보다는 그동안 해왔던 정책에 대한 반성을 주문했다.
김 부총리는 "우선 속도가 늦다. 다른 나라는 뛰는데 우리는 걷고 있다"며 "근본적인 체질 개선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기업과 시장이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하지만 기업이 위축돼 있다"며 "특히 기업과 국민이 실제로 성과를 체감하기가 어렵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 부총리는 향후 추진 과제로 ▲ 혁신창업과 미래 먹거리 ▲ 규제혁신과 주력산업 ▲ 노동시장 구조개선 ▲ 혁신 인재 양성 ▲ 시장중심 생태계 만들기 등을 꼽았다.
그는 "창업 활성화를 통해 올해 신설법인을 12만개 이상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총론 찬성 각론 반대'로 막히는 규제 혁신과 관련해 20∼30개 규제를 대표로 꼽아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먼저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이후 유연성을 확대하는 혁신형 고용안정 모델을 계속 추진하겠다"며 "4차 산업혁명에 맞는 혁신 인재를 기르는 인재 양성·직업훈련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시장중심 생태계로 기업과 시장의 기를 살려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혁신은 기업과 시장에서 꽃핀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정부 2년 차에 혁신성장 속도가 중요하다며 1850년대 영국의 마차 규제를 예로 들었다.
당시 영국은 마차를 끌기 위해 사람 3명을 붙이도록 하는 규제를 뒀는데, 이 규제가 없어지는 데 걸린 30년 동안 자동차 업계가 미국과 독일에 크게 뒤처졌다.
김 부총리는 "최근 일자리 문제가 상당히 심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혁신성장 등 거의 모든 정책의 목표는 일자리 증가"라고 강조했다.
국가스마트시티 세종 총괄 책임자로 발탁된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는 김 부총리에 이어 발표하며 규제 타파를 강조했다.
그는 "결국은 규제를 풀어주는 게 중요하다"면서 "(정부가) 규제 완화를 시도하다가도 막상 실전에 부닥치면 이건 이것 때문에 안되고, 저건 저것 때문에 안된다고 하는데 특정 지역에 한해서라도 풀고, 괜찮으면 확산하는 방식으로라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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