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혈연과 인맥이 사회 전반에서 아직도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일자리의 절반은 친구나 친지 등의 추천을 받은 구직자에게 알음알음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 통계청(Istat)이 16일(현지시간) 발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이탈리아 일자리의 47.3%는 지인의 소개와 추천 등 비공식적인 창구를 통해 분배된 것으로 조사됐다.
실업률이 좀 더 심각한 남부에서는 인맥을 통해 일자리를 얻는 비율이 50.6%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통계는 개인의 능력이나 실력보다는 여전히 혈연이나, 인맥 등에 의해 작동되는 정실주의가 이탈리아 사회에 여전히 만연해 있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젊은층에서는 이 같은 경향이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에 대학을 졸업한 뒤 2015년 기준으로 취업 상태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명 중 1명은 친구나 친척의 소개로 일자리를 찾았다고 응답한 반면, 전체의 3분의 1은 구인 광고를 보고, 직접 회사를 접촉하거나 관심 있는 회사에 이력서를 보내는 등 자발적인 노력을 통해 취업했다고 밝혔다.
Istat는 이와 관련 "인맥으로 소개를 받아 취업한 경우보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구직에 성공한 경우가 보수나 직업 안정성 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3월 기준으로 이탈리아의 실업률은 11.0%, 15∼24세 사이의 청년을 기준으로 한 실업률은 31.7%에 머물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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