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박동원, 결승포에도 반성…"투수에게 믿음 못 줘"

입력 2018-05-17 21:47   수정 2018-05-17 22:03

넥센 박동원, 결승포에도 반성…"투수에게 믿음 못 줘"

타석에서는 홈런 포함 2안타 1타점 2득점 활약
포수로는 폭투 3개와 패스트볼 1개로 '우왕좌왕'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넥센 히어로즈 주전 포수 박동원(28)은 결승 홈런을 때리고도 마음껏 웃지 못했다.
타석에서는 역전 결승 홈런을 포함해 2안타 1타점 2득점을 활약했지만, 경기 초반 제대로 포구하지 못해 폭투 3개와 패스트볼 1개로 우왕좌왕했기 때문이다.
박동원은 1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8-2로 승리한 뒤 인터뷰에서 "오늘 홈런과 결승타는 기쁘지만, 초반 내 실수로 팀이 어려운 상황에 부닥치고 투수에게 믿음을 주지 못한 건 미안했다"고 반성했다.
원래 박동원은 안정적인 투수 리드와 헌신적인 블로킹이 돋보이는 포수다.
그러나 17일 경기에서는 홀린 것처럼 투수의 공을 빠뜨리고, 또 빠뜨렸다.
박동원은 2회초 무사 1, 2루 나지완 타석에서 선발 투수 에스밀 로저스의 2구 슬라이더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공식 기록은 폭투지만, 변화가 심한 로저스의 변화구 궤적을 고려하면 적어도 블로킹은 해야 했을 공이었다.
박동원은 3구 슬라이더마저 뒤로 흘렸고, 그 사이 3루 주자 최형우가 홈을 밟아 선취점을 내줬다.
로저스는 무사 3루에서 나지완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이범호로부터 투수 땅볼을 유도해 3루 주자 김주찬까지 잡아내며 2사 1루까지 끌고 왔다.
그러나 박동원은 김민식 타석에서 포수 패스트볼마저 저질러 2루까지 주자를 보냈다.
이번에도 로저스의 공은 슬라이더였다.
폭투는 일정 부분 투수에게도 책임을 묻지만, 패스트볼은 포구를 못 한 포수의 실수다.

이번 시즌 10개 구단 주전 포수 가운데 유일하게 패스트볼이 없었던 박동원은 고개를 숙였다.
박동원은 3회초 1사 1, 2루에서 로저스의 커브를 잡지 못해 폭투를 하나 더했지만, 이번에도 로저스가 후속 두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해 마음의 짐을 덜어줬다.
포수 마스크를 쓰고 연신 실수한 박동원은 타석에서 마음의 짐을 덜었다.
2-2로 맞선 5회말 KIA 선발 팻딘을 상대로 결승 솔로 아치를 그린 것이다.
박동원은 더그아웃에 돌아온 뒤 로저스와 격한 포옹으로 미안한 마음을 대신 표현했다.
그리고 3-2로 앞선 7회말 1사 1루에서는 우익수 앞 안타를 때려 주자를 3루에 보내 추가 5득점의 시발점이 됐다.
박동원은 "미안한 마음이 들어 홈런 이후 로저스와 격하게 포옹했다"면서 "최근 투수가 잘 던져주니 이럴 때일수록 오늘 같은 경기를 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투수들이 더 편하게 던지도록 안정감 있는 수비와 리드를 하는 게 목표"라고 다짐했다.
정작 로저스는 박동원의 실수를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로저스는 7이닝 2실점으로 호투, 시즌 4승(2패)째를 거뒀다.
그는 "(폭투와 패스트볼은) 경기의 한 부분이라 생각해 크게 신경 안 썼다"면서 "경기 초반 투구 메커니즘이 흔들려 투수 코치와 함께 수정한 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4b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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