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도 주식도 시작은 커피숍…단숨에 읽는 경제사

입력 2018-05-18 06:02  

보험도 주식도 시작은 커피숍…단숨에 읽는 경제사
신간 '흐름이 보이는 세계사 경제 공부'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빌 클린턴은 이 한마디로 재선을 노리던 조지 H.W. 부시 대통령을 꺾었다는데, 이 말은 지금도 유효하다.
한층 복잡해진 사회에서 경제의 역할은 훨씬 더 커졌고, 세계정세를 파악하기 위해선 경제 흐름을 읽는 것이 필수가 됐다.
신간 '흐름이 보이는 세계사 경제 공부'(어크로스 펴냄)는 오늘날 세계 경제의 근간을 형성한 역사 속 중요한 경제 사건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저자는 2000년에 발간된 베스트셀러 '하룻밤에 읽는 세계사'를 쓴 미야자키 마사카쓰 전 일본 홋카이도교육대학 교육학부 교수다.
고등학교에서 세계사 교사로 재직하면서 역사를 쉽고 재밌게 가르치는 방법을 연구한 저자는, 방대한 경제사를 마치 학생들에게 요점정리를 해주듯 쉽고 간명하게 풀어낸다.



흔히 세계화는 운송, 통신이 발달한 현대에 와서 등장한 개념으로 알지만, 책은 인류 역사에 경제 규모를 확대한 6차례의 세계화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첫 번째 세계화는 13~14세기 유럽과 아시아 경제권을 연결한 몽골제국에 의해 일어났으며, 이어 17~18세기 대서양 삼각무역, 19세기 대서양·인도양·남중국해 패권을 장악한 영국 제국, 20세기 달러로 세계를 단일 통화권으로 만든 미국, 20세기 말 인터넷 혁명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세계화가 이뤄졌다고 본다.
마지막 여섯 번째 세계화는 바로 지금 다국적기업과 아시아경제의 성장을 통해 일어나고 있다고 파악한다.
세계 경제의 전환점이 된 역사 속 경제의 명장면들이 흥미진진하게 소개돼 있다.
오늘날 보편화된 투자대상이자 안전자산인 국채가 맨 처음 등장한 건 13세기 베네치아였는데, 제노바와의 전쟁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서였다. 그 뒤 17세기 영국이 명예혁명 후 프랑스와 식민지 전쟁(제2차 백년전쟁)을 벌이면서 군비 조달을 하느라 국채를 발행한 것이 지금에까지 이르게 됐다.
나라마다 막강한 경제권력을 행사하는 중앙은행도 전쟁 때문에 생겨났다고 하니, 오늘날 금융제도는 사실상 전쟁의 부산물이라 할 수도 있다.
첫 중앙은행이 된 영국은행은 17세기 말 카리브해 해적 출신으로 알려진 스코틀랜드 무역상 패터슨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는데, 영국 정부가 군비 조달을 위해 발행한 채권을 인수하는 대신 지폐 발행권을 부여받았다. 프랑스, 일본, 미국에서도 훗날 이를 본떠 중앙은행을 설립했다.
'유럽의 은행'으로 불리는 독일 유대계 금융가문 로스차일드가(家)는 나폴레옹 전쟁 때 영국을 비롯한 반(反) 나폴레옹 세력에 자금을 제공하면서 성장했다. 나폴레옹이 워털루 전투에서 영국군과 프로이센군에 패했다는 소식을 자체 정보망으로 먼저 입수한 로스차일드가의 네이선은, 주식시장에서 영국 공채를 내다 팔아 가격을 폭락시킨 뒤 다시 사들이는 수법으로 투자금의 2천 배가 넘는 이익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보험과 주식 거래는 런던 커피숍에서 시작됐다. 17세기 후반 네덜란드를 제치고 해상 패권을 장악한 영국 런던에는 수많은 선박이 오갔는데, 이때 커피와 함께 오스만제국의 찻집(차이하네)이 유럽에 막 전파돼 크게 유행했다.
당시 영국 템스강 연안에는 24시간 영업을 하던 '로이즈 커피숍'이 있었는데, 여기서 선박 소유주와 배를 임대한 상인 등이 조합을 결성하고 갹출한 돈으로 사고가 나면 피해를 보상해준 것이 손해보험의 기원이 됐다. 당시 조합이 지금 세계 최대 보험사인 로이즈 보험그룹이 됐다.
런던 금융가인 시티의 주식 거래도 17세기 말 갤러웨이와 조너선이라는 커피하우스에서 시작됐다.
이 밖에도 재밌고 유익한 경제 역사가 가득하다.
책을 읽다 보면 앞으로 세계 경제가 어떻게 전개돼갈지 예측할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황선종 옮김. 360쪽. 1만6천원
abullapi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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