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방공포대 이전 올스톱…산정상 복원도 난항

입력 2018-05-20 08:00  

무등산 방공포대 이전 올스톱…산정상 복원도 난항
'손 놓은 광주시'…내년 하반기 군공항 이전 후보지 정리돼야 추진 가능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 효과 기대도 '반토막'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광주시민의 숙원사업인 무등산 정상 방공포대 이전사업이 국방부의 군 공항 이전과 연계되면서 사실상 올스톱 됐다.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 훈풍을 타고 순항하는 듯하던 방공포대 이전사업은 군 공항 이전이 난항을 겪을 경우 시기조차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20일 광주시에 따르면 최근 국방부를 방문해 방공포대 이전에 대해 협의한 결과 '광주 군 공항 이전이 확정된 이후에나 그 주변의 부지를 찾아 이전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광주시는 군부대라는 특성상 국방부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어 방공포대 이전 사업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방공포대 이전 문제는 무등산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 바람이 불면서 무등산 정상복원 여론과 맞물려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광주시는 방공포대 이전 후보지로 광주 군 공항 영내, 서창 들녘, 동곡예비군 훈련장 등 3곳으로 압축하고 국방부와 협의를 벌였다.

국방부와 광주시는 무등산 정상 방공포대를 광주 군 공항 영내에 옮긴 뒤 군 공항 이전 때 함께 옮겨가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11월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이 발의한 '국방·군사시설 이전 특별회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다른 공공자금 관리기금으로부터 이전 비용을 충당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재원확보 방안도 마련됐다.
하지만 주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한 광산지역 시민단체와 지방의회 등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사업 추진이 멈춰 섰다.
이들은 방공포대를 광주 군 공항으로 이전 후 다시 이전하는 것은 예산 낭비이며, 전투비행장과 함께 이전을 추진하거나 나주 금성산 방공포대가 있으므로 무등산 방공포대는 폐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주민 반발을 의식한 지역 정치권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해 방공포대 이전 추진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방공포대 이전과는 별개로 현재 광주 군 공항 이전사업도 선거를 앞둔 데다 전남지사 등 자치단체장이 공석이어서 논의 자체도 중단됐다.
군 공항 이전 후보지 결정은 빨라도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해 무등산 방공포대 이전 사업도 그만큼 늦춰질 수 밖에 없다.
광주시 관계자는 "군 공항 이전사업의 일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방공포대 이전사업을 행정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법이 없다"며 "국방부와 지자체가 군 공항 이전에 합의하게 되면 방공포대 이전사업은 자연스럽게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kjs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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