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D 의존 완화 가능성…'군사선행'원칙 바뀔 수도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주재한 가운데 열린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국가방위사업 개선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의 국방 정책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1차 확대회의가 열렸다며 "확대회의에서는 혁명발전의 요구와 현시기 인민군대의 실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데 기초하여 (생략) 국가방위사업 전반에서 개선을 가져오기 위한 일련의 조직적 대책들이 토의·결정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통신은 회의에서 결정됐다는 국가방위 개선대책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 매체가 밝힌 '혁명발전의 요구'는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내고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국면 전환이 이뤄지는 현재의 한반도 정세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판문점에서 만나 '완전한 비핵화'를 합의한 상황에서 북한이 이번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핵무기를 배제한 북한군의 전력증강 계획을 논의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성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국가방위사업 개선'이라는 표현으로 미뤄 북한군의 전력증강 정책에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그동안 북한의 전력증강 정책은 핵·미사일 개발에 치중한 측면이 있었던 만큼 이에 대한 완화를 예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북한군의 전력이 전체적으로 약화할 것이라는 판단은 무리"라며 "군사종합대학 출신인 김정은이 새로운 차원의 전력증강 계획을 마련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노동당의 전략적 노선이 바뀐 만큼 군사노선이나 국방 정책도 당연히 바뀌어야 한다"라며 "북한이 수십 년간 고수해온 '군사선행' 원칙에 일정 부분 변화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 고위급 출신 탈북민은 "북한은 미국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 있다"라며 "핵 폐기 과정을 통해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제거한 상황에서 미국이 공격할 경우를 대비해 공격 중심에서 방어 중심으로 국방 정책을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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