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간 사하라 사막 257㎞ 달린 해병대 병장…극지 마라톤 우승

입력 2018-05-18 10:59   수정 2018-05-18 11:10

7일간 사하라 사막 257㎞ 달린 해병대 병장…극지 마라톤 우승

연평부대 유동현 병장, 4개월 훈련끝에 사하라 사막 마라톤 20대 부문 1위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해병대 병장이 세계 4대 극지 마라톤 대회에서 6박 7일간 257㎞를 달리는 인간의 한계에 도전한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18일 해병대 연평부대에 따르면 2016년 10월 입대후 평탄한 군 생활을 해온 유동현(21) 병장은 지난해 12월 우연히 예비역 해병들의 사막 마라톤 완주 기사를 봤다.
끈기와 체력으로 도전한 선배들의 해병대 정신에 심장이 뛰었고 자신도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을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목표는 사하라 사막 마라톤 대회였다.
해외에서 열리는 대회였기에 힘겹게 해병대사령부의 승인을 받고 훈련과 경계근무를 하는 틈틈이 체력훈련을 하며 대회 준비를 했다.
사하라 사막 마라톤 대회는 고비사막 마라톤, 아타카마 사막 마라톤, 남극 마라톤과 함께 4대 극지 마라톤 대회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6박 7일간 생존에 필요한 각종 물품을 가득 담은 가방을 메고 사막 구간 257㎞를 달려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대회다.
유 병장은 50도에 육박하는 사막에서 1주일을 버티기 위해 올해 1월부터 4개월간 휴식시간을 쪼개가며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도 했다.



평발에 과거 학창시절 무릎 수술을 한 경험도 있지만 이마저도 극복할 수 있는 체력을 만들기 위해 밤잠을 아꼈다.
1주일 치 식량, 응급 키트, 헤드 랜턴 등을 담아 15kg이 넘는 생존 가방도 꾸렸다.
유 병장과 함께 근무하는 후임 해병들은 선임의 도전 정신을 격려하기 위해 대회 참가비(600만원)에 보태라며 많지 않은 월급을 손수 꺼내놓았다.
그러나 유 병장은 후임들의 적은 월급을 받는 게 미안하다며 군 생활 동안 모은 적금을 깨고 직접 제안서를 만들어 후원자를 찾았다.
유 병장은 지난 5일 아프리카 대륙 북부에 있는 모로코 사하라 사막에서 열린 이번 마라톤 대회에서 전우들의 해병대 빨간 명찰 44개를 생존 가방에 붙인 채 질주를 시작했다.
그는 20대 참가자 가운데 가장 빠른 39시간의 기록으로 당당히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에서 모두 103명이 참가해 88명만 완주했다.
유 병장은 "사막 마라톤 대회를 준비하며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지만 응원하는 전우들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릴 수 있었다"며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열정적으로 몰두하고 도전하는 것이 얼마나 값진 지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전역하면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극지 마라톤 대회에도 도전해 세계 '최연소 그랜드슬래머'라는 꿈에도 도전하겠다"며 웃었다.



s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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