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人 부회장' 체제 강화할 듯…하현회·조성진 역할론 '부각'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20일 별세하면서 총수직을 물려받게 될 구광모 LG전자 상무의 '연착륙'을 도울 전문경영인 진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 상무가 일찌감치 현장 경험을 쌓으면서 경영수업을 받았지만 올해 만 40세로 비교적 젊은데다 그룹 내 전문경영인 체제가 자리 잡고 있어 사업부문별 현장 경영에서는 이들에게 상당 부분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40세 총수' 구 상무를 지근거리에서 측면지원할 전문경영인으로는 '6인 부회장단'이 우선 거론된다.
7명의 부회장 가운데 '로열패밀리'인 구본준 부회장을 제외한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하현회 ㈜LG 부회장 등이다.
이들은 모두 '60대 원로'들로, 최근 재계 전반의 세대교체 바람에도 불구하고 오랜 야전사령관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실적을 거두면서 지난해 말 인사에서 모두 자리를 지키거나 승진했다.
당장 구 상무가 다음 달 29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등기이사로 선임돼 사실상 총수 역할을 물려받게 되면 이들이 든든하게 떠받치면서 무난한 승계를 도울 것이라는 게 그룹 안팎의 관측이다.
특히 재계에서는 이 가운데 하현회 부회장과 조성진 부회장의 '역할론'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부회장으로 승진한 하 부회장은 지주회사의 대표이사인데다 2006년 ㈜LG의 시너지팀장(부사장) 재임 시절 구 상무를 휘하에 두면서 인연을 맺은 적이 있어 '측근 보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 등을 두루 거치면서 사업구조 고도화와 각 계열사 실적 개선을 이끌면서 탁월한 능력을 확인했다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구 상무가 2006년 LG전자 대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이후 LG전자 미국법인과 창원사업장 등에서 근무했다는 점을 들어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재계에서 '고졸 신화'로 유명한 조 부회장은 최근 가전 부문을 중심으로 LG전자의 실적 호조가 이어지면서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재선임됐다.
이와 함께 그동안 와병 중이던 구본무 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그룹 총괄 경영을 맡았던 구본준 부회장은 당분간은 과도체제에서 구 상무에게 '조언자' 역할을 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고 계열 분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밖에 구 상무의 현재 직책인 정보디스플레이(ID) 사업부를 총괄하는 권순황 B2B사업본부장(사장)이나 과거 미국법인 근무 당시 친했던 동료들이 역할을 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구본준 부회장이 순탄하게 그룹을 잘 이끌어왔고 전문경영인 체제가 워낙 탄탄하기 때문에 이들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새 총수를 지원하게 될 것"이라면서 "구 상무가 소탈하고 예의가 바른 것으로 알려져 있어 경영의 중심으로 떠오르더라도 이들을 예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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