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라디오 작가·PD의 삶과 책 이야기

입력 2018-05-19 07:07  

베테랑 라디오 작가·PD의 삶과 책 이야기
박금선 작가 '인생, 어떻게든 됩니다', 정혜윤 PD '뜻밖의 좋은 일' 출간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오랫동안 라디오 프로그램을 만들며 청취자와 소통한 베테랑 작가, PD가 나란히 에세이집을 냈다.
MBC 라디오 장수 프로그램 '여성시대'에서 24년째 일하는 박금선 작가의 '인생, 어떻게든 됩니다'(꼼지락)와 CBS 라디오 '김어준의 저공비행', '김미화의 여러분' 등을 제작한 정혜윤 PD의 신작 에세이 '뜻밖의 좋은 일'(창비).
박금선 작가의 에세이는 '씩씩하고 밝게 살아가는 50세의 마음'이란 부제를 달았다. 50대라면 한번쯤 생각해봤을 주제를 다룬 47편 글이 묶였다.
그동안 '여성시대'를 통해 수많은 또래 청취자들과 소통한 그는 "인생의 절반을 대견하게 견뎌온 50대"에게 공감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아프고 외로운 날 찾아간 한의원에서 발견한 뜨끈한 위로, 훗날 어떤 할머니로 기억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 내 아들을 이웃집 아들이라고 생각해버리는 자식과의 거리 두기, 결혼의 '돌연사'를 막고 싶다는 다짐 등 50대 독자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그는 또 '여성시대' 애청자들이 저마다 절절한 사연을 적어 보내온 편지 200만 통을 읽고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고 한다. "진솔하게 써진 저마다의 인생은 감동을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나이 50에는 편안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자서전으로 써보자"고 제안한다.
"누구나 뒤적이고 싶지 않은, 가슴에 그냥 묻어두고 싶은 상처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50이 되니 아픈 부분을 어쩐지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고, 오늘의 내가 되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연원을 기억의 호미로 파 보고 싶어지는 때가 있다. 나는 그럴 때 조금씩 '나만의 자서전'을 쓴다." (54∼55쪽)
정혜윤 PD의 에세이는 '책에서 배우는 삶의 기술'이란 부제로 독서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 이미 여러 권 에세이로 많은 독자를 만난 그는 이전에도 '침대와 책', '삶을 바꾸는 책 이야기' 등 독서 에세이를 펴낸 바 있다.
그는 책과 문학이 응답 없는 세상과 고통스러운 사랑을 갖가지 아름다움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고 말한다. 책에서 배우는 삶의 기술을 통해 더 나은 세상, 더 아름다운 사람, 뜻밖의 좋은 일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겪은 쓰라린 일들을 남들도 겪었을 뿐만 아니라 그 말 못할 가슴앓이를 놀라울 정도로 아름답게 바꿔놓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책은 세계와 내면,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볼 수 있게 우리를 돕는다." (53쪽)
그는 자신의 인생에 뜻밖의 좋은 일을 가져다준 소중한 책 목록을 건네며 함께 읽고 힘을 내자고 토닥인다.
mi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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