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등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 확인할 것"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과거 계열사인 진에어에서 아무런 직책도 맡고 있지 않을 때 내부 서류에 결재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이들의 지배 행태에 문제가 없었는지 보기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는 한진그룹이 이를 통해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등을 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이는 조현민 전 진에어 전무가 외국인 신분이면서 과거 등기이사로 등록한 사실이 알려져 조사에 착수한 국토부가 회사 서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는 18일 조 회장과 조 사장 부자가 권한 없이 진에어를 불법적으로 지배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공정위에 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조현민씨가 어떻게 외국인 신분으로 진에어의 등기이사로 등록돼 6년간 직을 유지했는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진에어로부터 관련 서류를 제출받아 분석하던 중 조씨 부자가 공식 직함이 없는 상태에서 총 75건의 진에어 내부 서류를 결재한 사실을 파악했다.
서류는 2012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6년간 작성된 것으로, 조 전 전무가 업무에 관여한 마케팅 담당 부서에서 생산된 항공사 마일리지 관련 정책이나 신규 유니폼 구입 계획 등에 관한 내용이다.
조 회장은 올해 3월 23일 진에어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그런데 진에어 내부 서류의 결재 칸에는 조 회장이 대표이사로 오기 전부터 버젓이 그의 결재 자리가 마련돼 있었고 75건이나 결재 확인 표기가 된 것으로 파악됐다.
조 회장이 지난 3월 진에어 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전부터 회사의 주요 서류를 결재하면서 마케팅 전략 등에 대한 최종 결정을 한 것이다.
조원태 사장은 진에어 진출입 기록이 다소 복잡한데, 최근에는 작년 6월 진에어 대표이사에서 사임했다.
조 사장도 직책이 없는 기간에 간간이 결재 서류를 확인했고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진에어 대표이사가 조 사장과 협의를 거친 흔적도 발견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런 형태는 비정상적인 회사 운영으로, 진에어에 공식적인 권한이 없는 사람이 서류를 결재한 것은 그룹의 지배구조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국토부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으면 '총수일가 사익 편취'를 중심으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가 있는지를 파악할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토부에서 최근 연락은 받았지만 자료는 아직 넘겨받지 못해 정확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며 "조씨 부자가 진에어에 대해 비정상적인 운영을 하면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을 했는지를 파악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안이 조현민 전 전무의 진에어 임원 불법 등기에 대한 처분과 연결되지는 않는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조 전 전무가 외국인으로서 진에어 등기이사를 지낸 것에 대한 처분을 검토하기 위한 법률 자문을 받고 있으며,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며 "이번 사안은 조 전 전무의 등기이사 등록에 따른 행정처분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고 말했다.
항공법상 외국인은 국적 항공사의 등기임원이 될 수 없음에도 미국 하와이에서 태어난 미국인인 조 전 전무가 2010∼2016년 진에어 등기임원을 지낸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국토부는 진에어에 대한 면허취소 등을 포함한 제재 방안을 검토 중이다.
<YNAPHOTO path='AKR20180518118400003_01_i.jpg' id='AKR20180518118400003_0101' title='대한항공 직원연대, 빗 속 집회' caption='(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12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대한항공 직원연대가 조양호 회장 일가 퇴진과 갑질 근절을 위한 2차 촛불집회를 열고,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18.5.12 <br>mjkang@yna.co.kr
(끝) '/>
bana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