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IC, 국제사회에 팔레스타인인 보호 촉구…에르도안 "이스라엘 수법, 나치와 비슷"
사우디·이란 갈등에 공동대응 한계…이스탄불서 대규모 反이스라엘 집회
(이스라엘=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범이슬람권이 긴급 정상회의를 열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시위 유혈진압을 규탄하고, 미국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에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슬람협력기구(OIC)는 18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서 긴급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OIC는 수니파와 시아파를 아우르는 범이슬람권 국가 모임으로, 57개국이 소속됐다.
OIC 의장국 터키는 이달 14일 미국이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고,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시위대 60명이 이스라엘군의 총탄에 숨진 후 정상회의를 소집했다.
이날 정상회의에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셰이크 사바 알아흐마드 알사바 쿠웨이트 군주(에미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팔레스타인에서는 귀 수술을 이유로 불참한 마무드 아바스 수반 대신 라미 함달라 총리가 왔다.
미리 공개된 코뮈니케에서 OIC는 팔레스타인인을 보호하라고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OIC는 또 이스라엘이 비무장한 민간인에 발포, 범죄행위를 저질렀다고 규정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가자지구의 형제들이 처한 잔혹행위는 75년 전 유럽의 유대인이 겪은 참상과 다를 바 없다"며,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의 상황을 홀로코스트에 비유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이날 회의에 앞서 "이번 회의에서 우리는 팔레스타인의 지위를 강조하고, 역사적 도시 예루살렘의 지위 변경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우리는 미국의 뒤를 이어 대사관 추가 이전이 일어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OIC는 터키 등으로부터 강도 높은 이스라엘 비판이 나왔지만 구체적인 공동행동계획은 제시하지 못했다.
작년 1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한다고 결정한 후에도 OIC 긴급 정상회의가 열렸으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이견을 드러내며 공동대책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스탄불 남부 해안의 예니카프 광장에서는 수천명이 모여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가 열렸다.
이날 집회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의개발당'(AKP) 지지자들이 주축이 됐으며 팔레스타인기(旗)보다 더 많은 터키 국기로 뒤덮여 유세 현장을 방불케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집회에서 "이스라엘의 폭정에 저항해 일어설 때가 왔다"면서 "광신주의로 중동과 세계를 재앙으로 몰고가는 무리에 대항해 모든 무슬림과 전 인류는 행동에 나서 달라"고 독려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