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자책점 0은 나도 신기…깨져도 서운해하지 않을 것"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서균(26)은 한화 이글스 1군 엔트리(25명)에 있는 선수 중 유일한 잠수함 투수다.
또한, 2018 KBO리그에서 두 명뿐인 '미스터 제로'다.
서균은 18일까지 평균자책점 0을 유지하고 있다. 김상수(넥센 히어로즈)와 서균만이 유지하는 기록이다.
18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만난 서균은 "나도 아직 평균자책점 0을 유지할 줄은 몰랐다. 신기하다"라면서도 "당연히 실점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지만, 평균자책점 0이 깨져도 서운해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처럼 언제든 던질 수 있게, 몸 관리를 잘하는 것만 생각하겠다"고 했다.
서균은 늦깎이다. 2014년 2차 8라운드 전체 84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그는 입단 첫해에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입대했다.
그는 2017년 스프링캠프에서 김성근 전 한화 감독이 "충분히 1군에서 뛸 수 있는 선수"라고 언급하고, 시범경기에 내보내면서 조금씩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1군 데뷔는 김 전 감독이 물러나고, 이상군 당시 한화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2017년 6월에 했다. 그해 14경기에서 14⅓이닝 평균자책점 4.40을 올린 서균은 올해 붙박이 1군으로 자리 잡았다.
서균은 특이한 투구 자세와 움직임이 많은 '지저분한 공'으로 1군에서 살아남았다.
올 시즌부터 던진 '새로운 무기'도 있다.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이다. 투심과 체인지업은 궤적이 비슷하다. 하지만 구속과 변화의 크기가 다르다.
두 구종을 추가하면서 타자와 수 싸움이 한결 수월해졌다.
서균은 "투심으로 우타자 몸쪽을, 체인지업으로 좌타자 바깥쪽을 노린다"고 두 구종의 활용법을 설명했다.
이어 "코치님과 선배들 덕"이라고 했다.
서균은 "스프링캠프에서 송진우 코치님께 체인지업을 배웠다. 그립과 공을 놓을 때 자세를 가르쳐주셨다"고 체인지업의 탄생을 떠올린 뒤 "시범경기 때 송은범 선배께 투심을 배웠다. 선배의 설명을 듣고 난 뒤 확실히 투심을 던지는 게 편해졌다"고 했다.
서균의 투심과 체인지업은 타자의 몸쪽과 바깥쪽을 날카롭게 찌른다. 그는 "지난해까지는 타자의 위·아래만 공략했는데, 올해는 좌우도 노린다"고 했다.
서균은 올해 팀에서 가장 많은 23경기에 나서 14⅔이닝을 9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막았다. 1실점은 야수의 실책 탓이었다.
한화 프런트 한 명은 서균에게 "신인왕 자격이 된다. 한 번 노려보자"고 격려했다.
서균은 "나보다는 진짜 신인인 박주홍이 받았으면 한다"고 했지만, 그를 신인왕 후보로 꼽는 팬들이 늘었다. 입단 첫해 입대해야 했던 무명의 투수 서균이 이젠 상당한 인지도를 가진 필승조 투수로 자랐다. 무실점 이닝이 늘어날수록 그의 인지도는 더 높아진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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