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오픈 행사 등으로 바쁜 일주일…성적은 본선 최악
(인천=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탱크' 최경주(48)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오픈(총상금 12억원)에서 성적과 관계없이 늘 가장 주목받는 선수다.
스폰서가 주최하는 대회인 만큼 2008년 이후 11년 연속 출전하면서 올해 통산 18번째 출전을 기록했고, 대회 최다 우승 기록(3회·2003년, 2005년, 2008년)도 보유하고 있다.
올해 대회에서는 개막 하루 전 꿈나무 선수들에게 특별 레슨을 해주는 '재능나눔 행복 라운드' 행사도 주도했다.
하지만 올해 성적은 썩 좋지 않다.
최경주는 20일 인천 스카이72 골프 앤 리조트 하늘코스(파72·7천85야드)에서 열린 SK텔레콤오픈 마지막 4라운드에서 버디 2개를 잡았지만 보기도 2개 적어내면서 이븐파 72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는 1언더파 287타로 오후 3시 20분 기준 30위권이다.
최경주는 이 대회에서 단 한 차례 컷 탈락(2001년)한 것을 제외하고 30위권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기존 본선 최악의 성적은 2015년 공동 21위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기도 했고, 첫날 악천후 때문에 둘째 날 36홀을 돈 영향도 있다.
경기 후 최경주는 "72홀을 친 게 감사하다"며 "36홀은 참 오랜만에 해봤다. 긴장과 부담 속에서 했는데 어제는 내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몸 상태가 안 좋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마지막 날을 기대하고 준비했는데 이번 주는 쇼트 아이언을 갖다 붙이는 데 실패했다. 퍼트도 내 스피드가 안 나와서 흘러내리는 일이 많았다"고 아쉬워했다.
그래도 보람도 많이 얻은 대회였다고 돌아봤다.
최경주는 "행사에서 주니어들과 많은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 한국 골프계를 실질적으로 짊어질 좋은 후배들도 많더라"라며 "경기에서도 많은 후배와 돌면서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게 좋았다. 매년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 선수들의 기량이 성숙했다는 것도 느꼈다"고 긍정적인 면을 짚어봤다.
한국 남자골프의 대들보이자 맏형으로서 느끼는 책임감이기도 하다.
쓴소리도 나왔다.
최경주는 "하루 평균 10번 이상은 내 것이 아닌 디벗(손상된 잔디)을 정리했다"며 선수들이 경기 외적인 부분에도 더 신경 써 주기를 기대했다. 또 코스 변별력을 더 높이려면 페어웨이 폭이 더 좁아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후배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통하려면 비거리를 300야드 이상으로 늘려야 하고, 날씨가 안 좋을 때는 대회를 축소하기보다는 월요일까지 연장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대회에 임해야 한다는 생각도 전했다.
갤러리 응원 문화에 대해서는 "2015년 프레지던츠컵을 기점으로 수준이 높아졌다"고 반기면서도 "자원봉사자가 많이 늘지 않은 것은 아쉬운 점이다. 골프를 배우는 학생들도 많은데 그들이 골프 대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여건과 문화가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성적에 대해서는 "저도 잘 치고 싶죠. 경기에서는 미흡한 점이 많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기대를 산꼭대기에 올려놓고 안 되면 못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실제로 그렇게 안 되는 일이 많다. 다음 대회 준비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바쁜 일정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질문에 최경주는 "제가 감당해야 하는 일이다. 당연히 그런 것은 감수해야 한다"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기꺼이 해야 한다. 후배 선수들, 팬들, 스폰서, 우리나라의 발전이 되는 일이라면 앞장서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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