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테헤란을 방문한 미겔 아리아스 카네트 유럽연합(EU) 에너지·기후 담당 집행위원은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이란중앙은행에 유로화를 직접 송금하는 방법을 이란 정부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정부의 대이란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미국 은행을 거치지 않고) 유로화 직접 송금 방식을 제안하고 양측이 실무 차원에서 세부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직접 송금은 미국의 제재와 관련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 타스님뉴스는 EU가 제안한 새로운 금융거래 안에는 유럽 내 은행에 연 이란중앙은행의 계좌에 유럽 회사가 내는 이란산 원유 수입대금을 예치하고 수출업체의 수익을 인출하는 방식도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한국이 2010년부터 이란과 거래에서 이용했던 원화결제계좌와 같은 방식이다.
한국은 당시 이란산 원유를 계속 수입하기 위해 미국에 예외국 인정을 받아 이런 '변칙 금융거래'를 할 수 있었다.
카네트 집행위원은 또 "EU와 이란의 협상으로 미국의 제재를 피해 유럽의 중소기업이 이란에 계속 투자할 길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와 만난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장은 EU가 미국의 제재 부과에 대응해 1996년 제정된 대항입법(blocking statute, 외국이 법률과 법원의 판결을 역외적용하려 할 때 자국민을 보호하는 법률)을 가동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비잔 남나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19일 카네트 집행위원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EU가 핵합의를 지키고 이란을 돕는다면 미국이 제재해도 이란의 원유 수출량은 변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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