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껌 가고 이제는 젤리…매출 5년 새 65% '껑충'

입력 2018-05-22 06:15  

사탕·껌 가고 이제는 젤리…매출 5년 새 65% '껑충'
가벼운 식감으로 인기↑…올해 젤리시장 2천억원 돌파 전망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식사 후 가볍게 입가심하는 디저트 식품으로 최근 '젤리'의 인기가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오리온에 따르면 '마이구미'·'젤리밥'·'왕꿈틀이' 등 젤리 제품의 매출액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65.4%나 '껑충' 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 젤리 제품은 3월 한 달에만 50억원의 매출을 올려 역대 월 매출액으로는 최고치를 달성했다. 3월은 '화이트데이'가 낀 탓에 디저트류의 매출이 뛸 수밖에 없는데, 연인끼리 주로 주고받는 사탕이나 초콜릿 외에도 젤리 매출까지 크게 상승한 것이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젤리시장은 2014년 693억원에서 2015년 1천19억원, 2016년 1천632억원, 지난해 1천846억원 등 큰 폭으로 성장 중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젤리의 식감이 종래 전통적인 디저트 식품인 사탕과 껌보다 식감이 부드러워 '진입장벽'이 낮은 점을 꼽는다. 쉽게 말해 먹는데 치아와 턱이 고생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사무실에 늘 젤리를 두고 근무 시간에 즐겨 먹는다는 회사원 서모(33·여)씨는 "젤리는 사탕이나 껌과 달리 식감이 '말캉말캉'해서 먹을수록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가 잘 풀린다"며 "좋아하는 '왕꿈틀이' 같은 제품은 모양이 주는 재미도 있어서 마치 벌레를 먹는 듯한 느낌이 신선하다"고 말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젤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이유는 20∼30대 여성에게 디저트로 주목받으며 종래 소비층인 아동을 넘어 성인까지 소비층이 확장됐기 때문"이라며 "식사 후나 사무실에서 입이 텁텁할 때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제품으로 껌 대신 가벼운 식감의 젤리 선호도가 부쩍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젤리시장 규모가 올해 사상 처음으로 2천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성인 젤리 시장이 훨씬 크고 상품 종류도 다양한 이웃 나라 일본에 비하면 이제야 성장 '시동'을 건 수준이라는 시각이 많다.
오리온 관계자는 "올해는 스틱형·파우치 등 소비자들이 더욱 편리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한 다양한 모양의 젤리 제품이 공격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장기적으로는 비타민·철분·아연 등을 넣어 '건강함'을 콘셉트로 한 기능성 젤리 시장도 점차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젤리 시장 성장에 따라 한때 디저트 계를 주름잡던 사탕과 껌은 예전 같은 인기를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리온 관계자는 "지난해 자일리톨 제품을 리뉴얼해 내놓으면서 관련 매출이 소폭 늘어나기는 했지만, 젤리의 폭발적인 상승세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껌 부문 업계 1위를 수성 중인 롯데제과도 사정은 비슷하다.
롯데제과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껌·사탕 매출은 수출과 내수를 합쳐 지난해 4분기 679억여원에서 올해 1분기 '화이트데이'를 끼고서도 687억여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매출량으로는 4천853t에서 4천586t으로 도리어 줄어들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그러나 "젤리 시장이 워낙 작다 보니 독특한 제품이 최근 몇 년간 출시되면서 관심을 받아 살짝 성장한 느낌은 있다"면서도 "제과 시장 자체가 어려운 시기를 겪는 와중에 껌과 사탕도 비슷한 분위기일 뿐이지, 젤리가 이들 제품의 대체재로서 상승세를 탔다고 보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ts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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