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대선' 승리 마두로…'노동자 대통령' vs '독재자' 극과극

입력 2018-05-21 13:08  

'반쪽대선' 승리 마두로…'노동자 대통령' vs '독재자' 극과극
버스 기사·노조 지도자 거쳐 차베스 정치적 후계자로 낙점돼
물가상승 등 경제위기 무능 대처, 반정부 시위 무력 진압 비판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2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니콜라스 마두로(55) 대통령은 2013년 암으로 숨진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다.
버스 운전사 출신의 마두로가 남미 좌파 진영의 맹주를 자처하는 베네수엘라의 지도자로 6년 임기의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차베스의 '정치적 후광'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62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태어난 그는 1980년대에 고교를 졸업한 후 카라카스 공공 버스 운전사로 일하다가 노조 지도자가 됐다. 자신의 경력에 대해 스스럼없이 "대학 졸업장이 없는 베네수엘라 최초의 노동자 대통령"이라고 자랑삼아 이야기한다.
마두로가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 것은 차베스를 만나면서다.
1992년 2월 쿠데타 실패로 수감된 차베스 구명운동을 벌였던 마두로는 이듬해 차베스를 면회하면서 첫 인연을 맺었다. 그는 당시 "차베스가 어디를 가든지 따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차베스의 아들'이라고 말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 변호사도 차베스 구명운동 과정에서 만나 결혼에 성공했다.
마두로는 차베스가 출소하자 그의 정치 재기를 도왔고, 1998년 차베스의 대선 캠프에 합류했다.
1999년 제헌의회 의원으로 정계에 본격적으로 입문한 뒤 다음 해에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차베스 집권 14년 간 국회의장과 외무장관, 부통령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차베스의 후계자로서 착실히 경력을 쌓았다.
2012년 12월 차베스는 쿠바로 암 투병을 떠나기 전 부통령이던 마두로를 후계자로 공식 지명했다. 당시 차베스가 "마두로는 버스 운전사다. 이를 두고 부르주아들이 그를 조롱한다"며 웃어넘겼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마두로는 2013년 3월 차베스가 사망하자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한 뒤 한 달 후에 치러진 대통령 재선거에서 당선돼 첫 6년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대통령이 되자 국유화, 외환 및 가격 통제, 무상 복지 등 열렬한 '차비스모'(차베스가 취한 대중영합적 좌파 이념)의 상속자 역할에 충실했다.
그러나 마두로의 임기 시작과 함께 본격화한 국제유가 하락세는 한때의 산유 부국 베네수엘라를 더 큰 빈곤의 수렁으로 몰아넣었다.
정부의 무능 탓에 물가상승률은 고삐 풀린 듯 치솟았고, 식품을 비롯한 생필품과 의약품 부족, 치안 부재, 보건의료 시스템 마비 등으로 베네수엘라 국민의 고통이 가중됐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평가다.
이 때문에 2015년 12월 우파 야권이 총선에서 승리했다. 의회는 이듬해 마두로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국민소환투표를 추진했지만 정권의 전방위적인 방해로 결실을 보지 못했다.
마두로는 퇴진 요구가 거세지자 독재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제헌의회 투표를 강행하고 125명이 사망한 반정부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했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미국은 마두로 정권의 독재를 견제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잇달아 경제 제재를 가해 가뜩이나 어려운 베네수엘라의 경제는 더욱 곤궁에 빠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마두로 취임 이후 국내총생산(GDP)의 45%가 감소한 것으로 추산하고, 올해 물가 상승률을 1만3천800%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가 신용등급이 '제한적' 디폴트(채무불이행) 수준으로 강등됐다.
마두로는 국내 우파 보수세력이 석유 이권을 노린 미국과 결탁해 벌인 경제전쟁 탓에 위기에 처했다며 자신이 외세의 개입을 물리치고 경제전쟁의 승리를 이끌 적임자라는 주장을 펴왔다. 그런 마두로가 주요 야당의 불참과 미국 등 국제사회의 반대 속에 치러진 '반쪽대선'에서 다시 한 번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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