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스타 켈리 클락슨, 텍사스 고교 총기난사 희생자 애도 대신 행동 촉구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20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2018 빌보드 뮤직 어워즈'는 고교 총기 난사사건과 성폭력, 이민자 문제 등 각종 사회 현안에 대한 성토장이 됐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번 행사의 사회를 맡은 팝스타 켈리 클락슨이 성토대회의 포문을 열었다. 네 자녀의 어머니인 클락슨은 지난 18일 학생과 교사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텍사스주 산타페 고교 총격사건 이야기를 꺼냈다.
텍사스 출신인 그는 희생자를 위한 애도의 시간을 가져달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묵념이 아닌 '행동'을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또다시 죽은 아이들을 위해 슬퍼하고 있다. 나는 이제 이런 묵념의 시간은 지긋지긋하다. 아무 효과도 없다"며 "(자녀의 죽음으로) 전화를 받거나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는 일을 상상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눈물을 감추지 못한 클락슨은 "엄마 아빠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반복되는 총기사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최우수 여성 아티스트상'을 받은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는 수상소감을 말하며 선후배 여성 가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길을 닦아준 모든 여성 아티스트"에게 감사를 표한 테일러 스위프트는 "이제 막 기타를 집어 든 모든 미래의 여성 아티스트"와도 영예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4년 전 겪은 성추행과 관련해 1달러짜리 소송을 벌여 지난해 8월 승소했으며 이후 성범죄 피해자 위한 단체에 거액을 기부해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17년 올해의 인물'에 포함됐다.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라틴팝 '데스파시토'(Despacito)를 부른 푸에르토리코 출신 가수 루이스 폰시는 이민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자신의 곡이 '톱 핫 100 송'에 포함됐다는 소식에 "거의 다 스페인어인 노래를 포용해줘서 너무 고맙다"며 "내 라틴 형제들, 이민자들에게 공을 돌리겠다"고 말했다.
시상식에선 지난달 28세의 젊은 나이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동료 뮤지션을 추모하는 순간도 있었다.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 듀오인 체인스모커스와 싱어송라이터 할시는 수상자 발표에 앞서 지난달 숨진 DJ 겸 프로듀서 아비치를 추모했다.
수상자로 선정된 스웨덴 뮤지션 앤드루 태거드도 "우리 모두에게 영감을 주고 우리의 음악에 영향을 끼친 아비치에게 이 상을 헌정하고 싶다"며 "그가 평안을 찾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의 하이라이트는 9년 만에 다시 방송에 모습을 드러낸 재닛 잭슨이었다.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닛' 앨범 발매 25주년이자 52번째 생일을 맞아 무대에 오른 재닛 잭슨은 이날 화려한 퍼포먼스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AP통신은 모든 '스타 파워'가 한자리에 모였지만 이날 밤은 재닛 잭슨의 것이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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