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기억에 없다"…부시장, "여직원이 눈물로 호소" 사퇴 촉구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일본에서 최근 재무차관이 여기자 성희롱 논란으로 사퇴한 데 이어 이번에는 지방자치단체 시장의 여직원 성희롱 문제가 불거져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2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쿄도(東京都) 고마에시(市)의 미즈노 미노루 부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의 조사 결과 다카하시 구니히코(高橋都彦·66) 시장이 여직원 2명에게 성희롱을 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즈노 부시장은 "이는 시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한 비열한 행위"라며 시장 사퇴를 촉구했다.
이번 문제는 지난 3월 고마에시 의회에서 야당인 공산당 의원단이 정보공개를 통해 입수한 여직원 대상 성희롱 상담기록을 근거로 시장을 추궁하면서 알려졌다.
상담기록에는 "(환영·환송모임에서) 입을 댄 컵으로 몇 번이나 마실 것을 강요했다", "어깨와 허리를 만졌다" 등의 내용이 기재됐다.
가해자가 누구인지는 문서에 검게 칠해져 있었지만, 공산당 의원단은 "가해자는 시장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다카하시 시장은 "그런 기억이 없다"며 부인했다.
미즈노 부시장은 그러나 시의 조사 과정에서 문서에 기록된 사례 말고도 여직원 2명이 "허리에 손을 감았다", "자동차 안에서 손을 만졌다" 등 시장으로부터 성희롱 피해를 봤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직원이 눈물을 흘리며 피해를 호소, 오랜 시간 고통스러운 생각을 하며 지냈다"며 "이를 그냥 둘 수는 없으며 시 행정에도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카하시 시장은 이날 반박 기자회견을 열어 "원래 조사 목적에서 벗어나 사퇴를 강요당하게 돼 유감"이라며 "(성희롱한) 기억은 없고 오해한 사람이 있다면 사과하고 싶지만 조사 결과에는 납득할 수 없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2012년 6월 처음 당선돼 2016년 재선된 다카하시 시장은 "진퇴 여부는 지금 백지상태"라며 사퇴 요구를 재차 거부했다.
이어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성희롱이 없는 직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은 지난달 후쿠다 준이치(福田淳一) 재무성 차관이 여기자 성희롱 논란으로 사임한 가운데 불거져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후쿠다 당시 차관은 여기자들과의 저녁 식사에서 "키스해도 되냐", "가슴을 만져도 되냐" 등의 말을 했다는 주간지 보도가 불거지자 "회식을 한 기억도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비판이 계속되자 결국 사임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의 사임론도 제기됐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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