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행정처 재판개입 의혹도 발표…광범위한 물증 확보로 결과 주목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3차 조사에 나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25일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한다.
블랙리스트 의혹은 물론 법원행정처가 특정 재판에 정치적 의도를 갖고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결과도 함께 발표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대법원은 특별조사단이 25일 오전 9시30분 대법원 대회의실에서 3차 회의를 열고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최종 조사결과 도출을 위한 논의를 한다고 21일 밝혔다.
앞서 특별조사단은 지난달 11일 2차 회의를 열고 의혹을 규명할 핵심 물증으로 여겨졌던 행정처 컴퓨터 4대에서 의혹 관련 파일 406개를 추려냈다고 밝혔다. 법원행정처가 법관의 동향을 살폈다는 의혹과 관련된 파일들이다.
이후 4월 16일부터 이 파일을 작성한 사람과 보고받은 사람 등을 상대로 작성 경위를 조사한 특별조사단은 최근 조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조사단은 또 재판 독립 침해 의혹과 관련이 있을 만한 문서도 조사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과 관련해 'BH(청와대)가 흡족해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당시 행정처 문서가 컴퓨터에서 발견된 것이 계기였다.
또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긴급조치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를 받아들인 판사들에 대해 징계를 추진하려 했다는 정황에 관한 문서에 대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결과에 따라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분명하게 뒷받침하는 문서가 나오거나 법원행정처에서 조직적으로 특정 재판에 관여한 단서가 되는 증거가 공개될 경우 커다란 파장이 예상된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은 법원행정처가 특정 성향을 지닌 판사 명단을 작성해 동향을 감시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주려 했다는 내용이다. 사법부는 지난해부터 올해 1월까지 2차례에 걸쳐 진상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비밀번호가 걸려 행정처 컴퓨터 속 암호 파일들을 열어보지 못한 탓에 진상을 제대로 가리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다만 의혹이 사실무근이라고 결론 내린 1차 때와 달리 2차 조사에서 법원행정처가 일부 법관 동향을 수집하고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재판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개입을 시도하려고 했다는 정황이 담긴 문건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3차 조사를 맡은 조사단은 임종헌 전 차장과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위원, 기조실 심의관 2명 등 법원행정처 관계자 4명이 사용한 컴퓨터에서 나온 파일을 열어보기로 하고 당사자 동의를 얻어 파일을 검증했다.
hy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