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교육감 보수 단일화 '불씨' 되살아나나

충북 교육감 보수 단일화 '불씨' 되살아나나
심의보·황신모 신경전 속 막판 단일화 다시 추진
후보 등록 임박…여론조사·후보 사퇴 쉽지 않아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보수계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이 후보 등록을 앞둔 충북교육감 선거의 막판 이슈가 되고 있다.
두 차례 시도가 모두 무산됐음에도 진보 교육감의 재선을 막아야 한다며 보수 성향 단체가 거듭 단일화를 시도하고 있다.
심의보, 황신모 예비후보 모두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둘의 간극이 여전히 큰 데다 후보등록이 임박한 상황에서 여론조사 등 단일화 방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많다.
권기창 전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장은 21일 기자회견을 해 "오늘 심, 황 후보와 접촉해 단일화 협의를 끝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100%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 단일화를 추진해 왔으며 두 후보도 수용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권 전 회장은 다만 양측 대리인을 통해 단일화 절차를 밟던 중 황 후보가 일방적으로 여론조사 단일화 수용 기자회견을 하고 심 후보 캠프를 방문하는 바람에 오는 24일로 계획했던 단일후보 발표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는 점도 공개했다.
심 후보는 이와 관련, "황 후보는 검찰에 고발된 '충북 좋은 교육감 추대위원회(추대위)' 관계자 2명을 대동하고 우리 사무소로 왔다"며 "권 전 회장 등의 충정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돼 버렸다"고 황 후보에게 책임을 돌렸다.
황 후보가 유리한 국면 조성을 위해 '반칙'을 했다는 게 심 후보 측의 주장이다.
추대위가 주도한 후보 단일화 논의가 심 후보의 경선 방식 문제 제기로 지난달 무산되자 추대위가 황 후보를 단일후보로 추대하면서 두 후보는 갈등을 빚어왔다.
그러나 심 후보는 "선거일까지 후보 단일화는 물론 충북교육의 미래를 위한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단일화 불씨를 남겨놨다.
황 후보 역시 "권 전 회장의 의견을 수용하고 아름다운 경합을 하겠다"고 선언, 막판 여론조사를 통한 두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러나 여러 여건상 두 후보의 단일화는 어느 한쪽의 대승적 결단이 전제되지 않는 한 어려워 보인다.
무엇보다 후보 등록일이 오는 24일과 25일로 코앞에 닥쳤다.
석가탄신일까지 낀 상황이어서 25일까지 여론조사로 단일후보를 결정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빠듯하다.
후보자 등록 이후에도 단일화를 모색할 수 있지만, 사퇴 시 금전적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후보자 등록 이후에 사퇴하면 기탁금(5천만원)을, 선거운동 개시 이후 사퇴하면 그때까지 쓴 선거비용을 돌려받을 수 없다.
교육감에 뜻을 두고 사비를 들여 선거 준비를 해 온 데다, 두 사람의 지지율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쉽게 선택할 카드는 아니다.
교육감 선거 특성상 지금과 같은 3파전으로 치러지면 선거비용과 기탁금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 기준인 15% 이상 득표가 가능하다는 점도 두 후보가 완주 의지를 쉽게 꺾지 않는 이유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이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아 후보자들의 이름이 기표용지에 기초의원 선거구별로 순환 배열된다. 후보자들의 면면을 모르는 유권자들의 '묻지마 투표' 가능성이 커 후보별로 일정 득표는 가능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재선에 도전하는 김병우 교육감이 이날 증평에서 지역 공약을 발표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선 가운데 충북 교육감 선거의 관심이 보수계 후보의 단일화 성사 여부에 쏠리고 있다.
jc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