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김동현 교수 "생체물질 수십 나노미터 고해상도 관찰 가능"
(대전=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광학현미경으로 생체물질을 분자 수준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빛을 비춰주는 나노등대를 개발했다.
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 김동연 교수와 손태황·문귀영 연구원팀은 22일 일반 광학현미경에 장착, 빛을 다방향으로 입사시킴으로써 금속 나노칩 위에 있는 생체물질 전체에 극소 부피의 빛을 골고루 비출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전반사 형광현미경은 수백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까지 밖에 분별할 수 없는 한계가 있어 바이러스 이동이나 암세포 형태 변화 등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기 어렵다.
최근 현미경에 유리기판 위에 금 나노섬 구조를 만든 금속 나노칩을 장착해 극소량의 빛을 형성, 해상도를 높이는 기술이 개발됐으나 빛의 위치가 고정돼 있어 관찰 대상이 특정 위치에 놓이지 않으면 관찰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연구진은 금속 나노칩을 비추는 입사광의 각도와 방향을 변조해 금속 나노칩 위에 놓인 생체물질 거의 모든 부분을 비출 수 있는 다채널 광변조시스템을 개발했다.
다채널 광변조시스템은 등대가 전등을 회전시키면서 어둠 속에서 바다 곳곳을 비추는 것과 흡사하다면서 생체물질을 분자 수준에서 관찰할 수 있게 빛을 비춰주는 나노등대라고 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광학현미경에 나노등대를 적용한 결과 나노칩 위의 관찰 가능한 영역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방향 입사조건으로 나노칩에 빛을 비췄을 때는 나노칩 표면의 25%에만 빛이 조사됐으나 나노등대를 적용한 경우에는 나노칩의 90%를 관찰할 수 있었다.
김동현 교수는 "이 연구는 전반사 형광현미경에 금속 나노칩을 접목해 잉여공간 없이 나노칩 상의 모든 물질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암세포를 비롯한 특정 세포와 세포 내에서 움직이는 기질 및 단분자를 영상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된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옵티컬 머티리얼스'(Advanced Optical Materials, 5월 22일)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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