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서울올림픽 주제가 '손에 손잡고'의 한국어 가사를 쓴 김문환 서울대 미학과 교수가 21일 별세했다. 향년 74세.
고인은 서울대 문리대 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유학길에 올라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84년부터 서울대 미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 2010년 정년퇴임을 했다.
그는 연극평론가이자 문화운동가로 활발히 활동해 왔으며, 한국미학회 회장, 한국공연예술평론가협회회장, 한국연극학회 회장, 한국문화정책개발원장 등을 지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는 개·폐회식 상임위원을 맡아 주제가 '손에 손잡고'의 한국어 가사를 쓰는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해 왔다.
개신교 신자이던 고인은 딸 기리씨가 지난 2004년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최초의 여성 사제가 되고 역시 성공회 사제인 사위를 본 것을 계기로 성공회로 옮겼고, 2005년 성공회대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이 같은 종교적 배경을 바탕으로 고인은 '서울에서 가장 거룩한 곳'이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서울대 미학과 재학 시절 대학극으로 연극과 인연을 맺은 그는 25세였던 1969년 실험극장의 '망나니'라는 작품에 대한 글로 서울신문 문예공모 평론 분야에 당선돼 평론가로 정식 데뷔했다.
이후 40년 이상 연극평론가로 활동해 온 고인은 정년퇴임에 즈음해 평론가 인생 40년을 정리한 저서 '한국 현대연극 산책'을 펴냈다.
당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후배 평론가에게 "연극평론에 종사하는 사람은 너무 학리적, 이론적으로 분석하는 것에 만족하지 말아야 한다"며 "평론도 하나의 창작 활동인 만큼 연극계에 소유되지는 않더라고 소속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6호실이며, 발인은 23일 오전 10시. ☎ 02-2072-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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