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7년으로 연장·추가연임 허용…야권은 "비민주적 국민투표" 반발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아프리카 중부에 있는 소국 부룬디의 피에르 은쿠룬지자(54) 대통령이 2034년까지 집권할 길이 열렸다.
부룬디 선거관리위원회는 21일(현지시간) 대통령 임기에 관한 헌법 개정안이 지난주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찬성 73%, 반대 19%로 통과했다고 발표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지난 17일 진행된 개헌안 국민투표의 투표율은 96%라고 부룬디 선관위는 밝혔다.
개헌안은 대통령 임기를 현행 5년에서 7년으로 늘리고 이전 임기와 상관없이 연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은쿠룬지자 대통령의 현 임기가 오는 2020년 끝나는 만큼 연임에 계속 성공할 경우 2034년까지 집권할 수 있는 것이다.
부룬디 야당과 인권단체들은 개헌안 통과에 우려를 나타냈다.
부룬디 야당연합 지도자인 아가톤 르와사는 지난 19일 국민투표가 비민주적이고 위협적인 분위기에서 실시됐다며 투표 결과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망명생활을 하는 야당 인사 후세인 라드자부도 최근 부룬디 국민에게 은쿠룬지자 대통령을 권좌에서 쫓아내기 위한 다른 수단을 쓸 것을 촉구했다.
부룬디는 2015년 은쿠룬지자 대통령이 3선 연임을 추구하면서 심각한 유혈사태를 겪은 바 있다.
당시 최소 1천200명이 숨지고 40만여명이 피난길에 올랐다.
은쿠룬지자 대통령은 2005년 3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내전을 종료하는 아루샤 합의에 서명하며 권력을 거머쥔 뒤 2010년 야당이 선거를 보이콧한 상황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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