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훈 부상 낙마 속 이근호·김진수도 경기 출전 불투명
부상 선수 추가 발생 시 '예비 엔트리 이외' 발탁도 고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만약 불상사가 발생한다면 대체 선수 발탁도 고려해야 한다. 포지션에 따라 예비 엔트리 외의 선수도 뽑을 수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는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은 21일 오후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대표팀 소집 훈련을 지휘하기에 앞서 '부상 선수가 더 나오면 추가 선발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예비 엔트리(35명) 이외의 선수 가운데 뽑을 수도 있다는 깜짝 답변을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이미 제출한 예비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 발탁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월드컵 직전 대표팀 소집명단에 A매치 경험이 전무한 이승우(엘라스 베로나)와 문선민(인천), 오반석(제주)을 선발한 데 이은 또 한 번의 파격 행보를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A매치 무경험 선수 3명이 월드컵 직전 대표팀 소집명단에 든 건 한국 축구 사상 처음이다.
신 감독이 이런 승부수까지 고려한 건 최악의 '부상 악재'로 전술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대표팀의 붙박이 중앙수비수였던 김민재(전북)와 베테랑 미드필더 염기훈(수원)이 각각 정강이뼈와 갈비뼈 골절로 대표팀에 소집되지 못했다.
전력의 핵심이던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권창훈(디종)도 소집명단에 들고도 아킬레스건 파열로 결국 낙마했다.
또 지난 3월 24일 북아일랜드와 평가전에서 무릎을 다친 왼쪽 풀백 김진수(전북)는 대표팀에 소집됐지만 최종 엔트리에 들지 장담할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베테랑 공격수 이근호(강원)마저 지난 주말 경기에서 오른 무릎을 다쳐 걷기가 불편할 정도다. 추가 정밀검진을 해봐야 미세하게 파열된 무릎 인대의 손상 정도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신 감독은 김진수의 부상 여파로 수비라인을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전환하는 한편 권창훈의 낙마와 이근호의 부상으로 4-4-2 전술에도 변화를 줘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신 감독은 "이근호가 다치면 플랜B까지 바꿔야 한다"며 답답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포지션에 따라서는 예비 엔트리 35명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선수를 발탁할 수 있다고 밝힌 이유다.
현재 FIFA 규정상 예비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를 뽑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다.
FIFA는 예비 엔트리를 5월 14일, 최종 엔트리(23명)를 6월 4일까지 제출하도록 하고, 최종 23명은 35명 예비 명단에 속한 선수 중에서 고르도록 하고 있다.
다만 '해당 팀의 월드컵 첫 경기가 열리기 24시간 전까지 선수의 부상이 발생'하면 이를 입증할 진단서를 첨부하고 FIFA 메디컬 커미티의 승인을 받아 선수를 교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때 교체 선수는 '반드시 35명 예비 엔트리에 속해있는 선수가 아니어도 된다'고 명시돼 있다.
현재 대표팀은 소집대상 선수 28명 가운데 권창훈이 빠지면서 27명이 소집에 참가했다.
이들 외에 예비 명단에는 공격수 석현준(트루아)과 미드필더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이창민(제주), 이명주(아산), 손준호(전북), 수비수 최철순(전북), 골키퍼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 등 7명이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20세의 이승우를 A대표팀에 뽑았던 신태용 감독이 김진수와 이근호의 평가전 출격 불투명과 추가 부상 발생 변수 등을 돌파할 승부수로 또 한 번의 파격적인 발탁 카드를 빼 들지 주목된다.
chil881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