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부 "미중 공동성명에 해답 나와 있어"…ZTE "사실이다"
왕이 中국무위원 방미·美 로스 상무장관 방중서 해법 도출 주목
(베이징ㆍ서울=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차대운 기자 = 미국과 중국이 최근 두 차례에 걸친 고위급 협상 끝에 무역 갈등을 서둘러 봉합한 가운데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ZTE(중싱·中興 통신) 제재를 해제하는 쪽으로도 상당 부분 의견이 일치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ZTE도 미국의 제재 해제가 사실이라는 입장을 밝혀, ZTE 제재가 풀릴 것을 강력히 시사했다.
WSJ은 양국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아직 세부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ZTE 제재해제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중국이 큰 틀에서 동의했다고 전했다.
양국은 대북·대이란 제재를 어긴 ZTE가 일정한 불이익을 받는 대가로 ZTE가 다시 미국 기업으로부터 핵심 부품을 공급받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ZTE에 제재 위반에 따른 '벌금'을 부과하는 한편 '잘못된 의사 결정'에 책임을 물어 ZTE 경영진과 이사회 구성원의 교체까지 요구했고, 중국 정부도 제재해제를 조건으로 이를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관영 환구망(環球網)에 따르면 ZTE는 이런 보도에 대해 "미국이 판매 금지를 취소한 게 사실"이라고 의견을 내놨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ZTE의 미국 제재가 풀렸는지 확인해 달라는 질문에 "중미 양측은 워싱턴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했고 협상 끝난 뒤 류허 중국 부총리도 인터뷰를 통해 관련 상황을 소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공동성명에 이미 나와 있고 중미 양측은 중요한 공동 인식에 도달했다"면서 "양측은 유관 세부 사항과 어떻게 실현할지에 대해 협상을 진행할 것이며 이와 관련해 미국 대표단이 중국에 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16일 대북ㆍ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ZTE가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하지 못하게 하는 경제 제재를 가했다.
퀄컴, 인텔 등 미국 기업으로부터 스마트폰 제조에 필요한 부품 25∼30%를 공급받던 ZTE는 이로써 사실상 경영이 중단돼 존폐 위기에 내몰렸다.
국제사회에서는 연간 3천750억 달러에 달하는 대중 무역 적자를 대폭 축소하는 것을 목표로 중국을 거세게 압박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주요 첨단 산업 기업인 ZTE를 협상 카드화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ZTE 제재해제 문제를 둘러싼 미중의 의견접근은 '무역 전쟁'으로 치닫던 양국 간 갈등이 최근 급속히 완화된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트위터에서 "중국의 대형 휴대전화 업체인 ZTE가 신속하게 다시 사업할 수 있도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협력하고 있다"고 운을 띄웠지만 이후 미국 측의 가시적인 제재 완화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아 중국 정부의 애를 태웠다.
ZTE 제재해제 문제의 최종 해법은 양국 고위층의 추가 상호 방문을 계기로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이번 주 워싱턴DC를 방문할 예정이고, ZTE 제재 문제를 총괄하는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도 내주 베이징을 찾는다.
외교가에서는 왕 국무위원의 방미와 로스 장관의 방중 때 ZTE 제재해제 문제가 핵심 의제로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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