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대전 두산전 4타수 3안타 2홈런 3타점 맹활약
(대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연장 11회초에 접어들기 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 전광판에 외국인 부부의 모습이 잡혔다.
한화 이글스 팬들은 그들을 향해 큰 박수를 보냈다. 고마움이 담긴 박수였다.
외국인 부부는 재러드 호잉(29·한화 이글스)의 아버지 빌 호잉과 어머니 수였다. 빌 호잉 씨는 손을 들어 화답했다.
호잉이 아니었으면, 벌어지지 않았을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호잉은 22일 대전 두산전에서 6-7로 역전당한 9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 박치국의 시속 143㎞ 직구를 받아쳤다.
타구는 130m를 날아 전광판 아래를 때렸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극적인 동점포였다.
한화 팬들은 감사의 마음을 담아 호잉의 부모에게 박수를 보냈다.
호잉은 "관중석에 부모님이 앉아 계신 걸 알았다. 그런데 그렇게 팬들께서 내 부모께 박수를 보내주셔서 감격했다"며 "미국에서 한국까지 온 부모께 큰 선물이 됐다"고 말했다.
한화는 연장 11회말 터진 송광민의 끝내기 좌전 적시타로 8-7 역전승을 거뒀다.
호잉은 3회 우월 투런포 등 홈런 2개를 쏘며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경기 뒤 만난 호잉은 "9회말 동점 홈런에는 나도 감격했다. 패할 뻔한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가고 결국 팀이 승리해 정말 기쁘다"라고 웃었다.
호잉은 '화요일의 남자'다.
올 시즌 그가 쳐낸 홈런 14개 중 10개가 화요일에 나왔다. 화요일 성적은 타율 0.452, 10홈런, 18타점이다.
우연이 겹치기도 했지만, 허슬 플레이를 자주 펼치는 호잉에게 '휴식'의 중요성을 알게 해 준 성적이기도 하다.
호잉은 "일요일 경기가 끝난 뒤 월요일까지 푹 쉰다. 휴식을 취하고 나면 경기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했다.
공·수·주에 모든 능한 호잉은 한화의 질주를 이끄는 핵심 타자다. 팬심도 호잉을 향한다.
호잉은 "팬들의 성원을 들으면 더 큰 에너지가 생긴다"고 활짝 웃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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