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괴롭히고 있는 2개 사학스캔들 중 하나인 모리토모(森友)학원 스캔들과 관련해 그동안 일본 정부가 존재를 부정했던 문서가 대거 발견됐다.
다른 스캔들인 가케(加計)학원 스캔들과 관련해서는 총리가 과거에 거짓말을 했다는 의심을 짙게 하는 문서가 최근 공개되기도 해 아베 총리는 한층 더 심각한 위기에 몰리게 됐다.
23일 마이치니신문과 NHK 등에 따르면 재무성은 국유지 헐값 매입 의혹을 받는 모리토모학원과의 매각 교섭 기록을 담은 900쪽 분량의 문서를 이날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 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사가와 노부히사(佐川宣壽) 전 국세청 장관은 그동안 이 문서에 대해 여러 차례 "폐기했다"고 주장했지만, 재무성이 이후 조사에서 일부 직원의 컴퓨터에 해당 문서가 남아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국회에 제출하기로 한 것이다.
재무성은 특히 작년 2월 스캔들이 터진 뒤 직원들에게 해당 문서를 폐기하도록 지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서 폐기 시도는 재무성이 조직적으로 스캔들을 덮으려고 했다는 의심을 짙게 한다.
재무성은 앞서 매각과 관련한 문서 중 아베 정권에 불리한 내용을 삭제한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집중적인 비판을 받기도 했다.
모리토모학원 스캔들은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와 가까운 사이인 사학재단 모리토모학원이 국유지를 감정가 9억3천400만엔(약 91억원)보다 8억엔이나 싼 1억3천400만엔에 매입하는 과정에서 아베 총리 부부가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다.
아베 총리는 안 그래도 친구가 이사장인 사학재단이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받는데 특혜를 줬다는 가케(加計)학원 스캔들과 관련해서도 위기에 처해있다.
수의학부 신설 지역인 에히메(愛媛)현은 21일 2015년 2월 말 가케학원의 가케 이사장이 아베 총리와 면담, 수의학부 구상을 설명했고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가 수의학부 신설에 대해 '좋다'고 말했다는 내용의 내부 문서를 공개했다.
이는 2017년 1월 수의학부 신설 추진 사실을 처음 알았다는 총리의 과거 발언과 배치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어 문서 내용을 부정했지만 만일 사실임이 확인되면 아베 총리가 학부 신설 허가에 영향을 미친 것이 되는 만큼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여야는 28일 중의원과 참의원 양원에 아베 총리를 불러 집중 심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한 바 있어 양대 사학스캔들을 둘러싼 아베 총리에 대한 비난 여론은 그가 러시아 방문(24~27일)에서 돌아온 뒤 한층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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