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장은 의견제시에 반드시 답해야…국방부, '軍 검사 의견제시 제도' 시행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군 사건의 수사를 지휘하는 부대장에게 군 검사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게 된다.
국방부는 23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 명의로 전 부대에 '군 검사 의견제시 제도' 시행에 관한 공문을 하달했다고 밝혔다.
공문에는 군 검사가 부대장에게 수사사건과 관련한 의견을 제시하는 양식과 절차가 명시됐다.
군 사건은 사단급 이상 부대에 설치된 군 검찰부에서 수사하나, 인신구속과 기소 등 수사의 각 단계에서 군 검사는 해당 부대 지휘관의 지휘, 감독을 받고 있다. 군 검사의 지휘관이기도 한 부대장이 군 사건의 수사에 전반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셈이다.
지금도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에 따라 군 검사는 자신의 의견을 부대장에게 건의할 수 있지만, 상명하복식인 군 조직의 특성상 의견 건의는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 검사와 지휘관 사이에 견해차가 있는 경우에도 의견 건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에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에 명시된 의견 건의 제도를 군 검찰의 수사과정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의견제시의 양식과 절차 등을 구체화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군 검사가 소속 부대장의 지휘, 감독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양식을 공문으로 하달하면서 부대장이 군 검사에 대해 의견제시를 이유로 부당한 처분이나 대우를 할 수 없도록 했다.
군 검사의 의견을 접수한 부대장은 그 내용을 검토한 뒤 검토 결과를 서면이나 구술 등의 방법으로 통보해야만 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제도는 군 검사의 정당한 의견제시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지휘관을 견제하고, 군 검사가 의사 결정권자로서 스스로 책임 있는 판단을 하도록 유도하려는 취지"라며 "군 검찰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2월에 발표한 군사법개혁 추진과제 중 하나인 '군 검사 이의제기권'을 '군사법원법' 개정 이전에 구현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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