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열기가 다시 살아났어요…도와준 한국에 감사해요"

입력 2018-05-23 11:50  

"태권도 열기가 다시 살아났어요…도와준 한국에 감사해요"
NGO·네티즌 힘모아 코트디부아르 초교 고쳐주고 태권도복 등 지원



(성남=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지붕을 고치고 부서진 책상과 의자를 바꾸니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열정, 태권도를 배우려는 열기가 살아나고 있습니다. 도움을 준 한국에 감사합니다."
아프리카 서부 코트디부아르 아보보 지역에 있는 코난초등학교의 아지마스 아케스 뚜와 루쥐 교장은 23일 한국 시민단체(NGO)와 네티즌들의 '사랑나눔' 실천에 감사하는 마음을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 전해왔다.
사단법인 패밀리KOICA행복나눔(패코·이사장 장현식)과 한국해외봉사단원연합회(KOVA·이사장 박인규)는 아보보 지역의 태권도장으로 활용하는 코난초등학교의 건물 지붕 교체와 화장실 개보수 공사를 최근 완료하고 책상과 의자를 비롯해 중고 태권도복과 안전매트 등 태권도 장비를 지원했다.
이 학교는 건물이 낡고 지붕에 구멍이 나 게릴라성 폭우가 내리는 우기에는 수업을 진행할 수 없었다. 아이들은 야외 땡볕에서 맨발로 태권도를 배워야 했고, 태권도 교육에 필요한 기초적인 안전 장비도 부족했다.
이같은 현실에 안타까워하던 현지의 장성산(32) KOICA 봉사단원은 두 기관이 공동 진행하는 '2017 KOVA 나눔사업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을 신청했다. 그는 태권도 교육 봉사단원으로 2016년 현지에 파견됐다.
장 단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역 주민들이 학교, 태권도장, 마을회관으로 다양하게 활용하는 코난초등학교의 열악한 시설을 고쳐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모집 공고문이 눈에 들어왔다"며 "학교가 거주하는 곳에서 2시간 가까이 걸렸지만 매일 출퇴근하며 공사현장을 감독했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지붕을 올린 덕분에 아이들은 비 오는 날에도 책 젖을 걱정 없이 수업을 받고 있으며 태권도도 쾌적한 환경에서 배우고 있어 작은 정성으로 이곳의 태권도 열정에 불을 사를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고마워했다.
장 단원은 코트디부아르 태권도협회를 통해 각 지역을 다니며 태권도를 전수한다. 이 나라 태권도 인구는 3만5천 명에 달하지만 변변한 태권도장은 없어 학교 건물을 임대하는 형편이라고 한다.
장 단원은 지붕 보수 작업을 마친 후 학교의 열악한 시설 개보수와 태권도 안전 장비 지원을 위해 두 기관에 후원을 요청했고, 패코와 KOVA는 취지에 공감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2차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카카오톡 같이가치와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많은 네티즌이 참여했고 이 소식을 접한 현지 정부도 보조금을 긴급 지원했다. 여기에 장 단원의 사비까지 보태져 책상과 의자를 새로 사고 열악했던 화장실을 수세식으로 개선했다. 태권도 교육을 마음 놓고 받을 수 있는 안전매트 등의 장비와 중고 태권도복도 전달했다.
장현식 이사장은 "이번 사업의 열기가 이어져 2018년 나눔사업도 개발도상국 아동의 어려운 교육환경을 조금이라도 개선하는 데 쓰였으면 좋겠다"고 희망했고, 박인규 이사장은 "해외 곳곳에 파견된 봉사단원들의 마음이 하나로 모여 따뜻한 사랑을 전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KOVA는 해외봉사를 마치고 귀국한 단원들이 1992년 설립한 단체로, 해외 봉사단원을 지원하고 귀국단원들의 정착과 친목을 도모한다. 패코는 KOICA 직원들의 자발적인 후원금으로 설립된 단체다.


ghw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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