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만공사 "컨테이너 야간반납 거부·스티커 제거 등 6월까지 개선"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부산항을 이용하는 선사와 터미널 운영사들이 트레일러 기사들을 상대로 저지르는 횡포들이 많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항만공사는 최근 한국선주협회, 외국선사대리점협회, 터미널 운영사에 빈 컨테이너 야간반납 거부, 트레일러 기사들이 청소가 안 됐거나 손상된 컨테이너를 교체하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문제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해 6월 1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고 23일 밝혔다.
부산항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선사는 오전 8시나 9시부터 오후 5시 또는 5시 30분까지만 빈 컨테이너를 반납받는다.
수도권 등 장거리 수송을 갔다 오거나 화주의 작업지연으로 반납시간을 맞추지 못한 상당수 기사가 부두 밖 도로에서 밤을 새우거나 돈을 주고 사설보관소에 맡겼다가 대리반납을 시키는 실정이다.
반납시간을 맞추려고 과속하거나 피곤한 상태에서 장시간 운전하느라 사고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빈 컨테이너 24시간 반납을 통해 반·출입 물량을 분산함으로써 트레일러 대기시간을 줄이고 항만운용 효율도 높일 방침"이라며 "선사와 터미널 운영사가 세부 절차 등을 협의해 마련한 개선책을 검토해 보완한 뒤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사들이 터미널에서 배정받은 빈 컨테이너가 손상됐거나 내부가 지저분하면 터미널 내 수리 세척장까지 무상으로 실어주고 다른 컨테이너를 배정받아 싣느라 시간을 허비한다.
항만공사는 기사가 한차례 손상이 있거나 청소되지 않은 컨테이너를 배정받아 반납한 경우 두 번째는 반드시 상태가 좋은 것을 실어주도록 선사와 운영사가 방안을 마련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컨테이너 외부에 붙은 위험물 표시 스티커를 트레일러 기사들이 제거하고 터미널 내 세척장에서 기사들에게 컨테이너 문을 열도록 하는 잘못된 관행은 6월 1일부터 개선하기로 했다.
현재는 위험물을 담았던 수입 컨테이너 외부에 붙은 스티커를 제거하지 않으면 터미널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선사와 화주가 서로 제거 책임을 미루는 바람에 기사들이 아무런 안전 장구도 없이 칼과 가스 토치 등을 이용해 떼다가 추락하거나 칼날에 다치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
항만공사는 스티커가 붙은 컨테이너도 무조건 터미널 반입을 허용하고 제거 비용은 선사와 화주가 협의해서 해결하도록 했다.
부산해양수산청도 이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보고 한국선주협회, 외국선사대리점협회 등에 공문을 보내 기사들이 안전사고를 당하지 않게 적극 협조할 것을 요청했다.
부산해수청은 외국에서 들여온 빈 컨테이너 내부에 각종 벌레나 쓰레기, 종류를 알 수 없는 화학약품 가루 등이 들어있어 트레일러 기사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생태계 오염이 우려되는 만큼 앞으로 실태조사 등을 거쳐 검수강화 등의 대책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오랜 세월 트레일러 기사들이 고통받아온 불합리하고 잘못된 관행들에 대한 개선 대책을 6월 말까지 마련해 7월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라며 "현대상선 등 일부 선사가 앞장서서 24시간 반납을 허용하는 등 협조하고 있어 잘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yh95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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