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준비 진행 와중에 공개…"북한 목표는 김씨의 영구지배"
"한미동맹 해체·주한미군 철수 요구 전망…北, 생화학 무기 사용할 수도 있어" 관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북한이 핵무기를 체제 보장의 핵심적인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고 분석한 미국 국방부 보고서가 뒤늦게 공개됐다.
미국 국방부는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북한에 관한 군사·안보 상황 진전' 보고서에서 "북한의 주된 전략적 목표는 병진 노선으로 알려진 경제와 핵무기 동시 개발을 통한 영구적인 김씨 가족의 지배"라면서 "북한은 핵무기를 미국으로부터의 위협을 억지할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17년 상황을 평가한 이번 보고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한 북미정상회담 준비가 진행 중인 와중에 공개돼 주목된다. 보고서는 정상회담 논의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2월 작성돼 4월 의회에 제출됐다.
미국 국방부는 또 북한이 궁극적으로 핵무기가 장착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미국을 공격할 능력을 확보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북한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일가의 영구적 지배라는 전략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 한미 동맹 종식 ▲ 주한미군 철수 ▲ 핵보유국 인정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했다.
AP통신은 "이번 평가는 북한 독재자 김정은을 설득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내달 12일 첫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은 최근 들어 북한이 강력하게 요구하는 체제 보장에 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잇따라 발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북미정상회담의 연기 가능성을 내비치면서도 "나는 그(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다. 우리는 처음부터 그 부분을 얘기해왔다. 그는 안전할 것이고 행복할 것이며 그의 나라는 부유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국방부는 또 이번 보고서에서 북한이 생화학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를 비롯한 미국 고위관리들은 핵무기와 미사일 외에도 생화학무기 완전 폐기까지 북한에 요구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혀왔다.
국방부는 생물학무기 연구는 농약 등 민수 용품과 전환이 가능하다고 지적하면서 북한이 생물학무기를 '하나의 옵션'으로 여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보고서는 북한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VX 신경작용제 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사망한 배후로 지목된 점을 상기시키면서 북한은 포와 미사일 등 재래식 무기에 화학무기를 장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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