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기록 온라인 발급…정부사업비 영수증 전자문서 대체

입력 2018-05-24 09:30   수정 2018-05-24 09:35

진료기록 온라인 발급…정부사업비 영수증 전자문서 대체

정부, 온라인·전자문서 규제혁신…113개 과제 추진키로
중고차 매매업·구매대행업 등 '온라인 사업' 규제 푼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앞으로 진료기록 사본을 떼러 병원에 갈 필요 없이 온라인 발급이 가능해지고, 연간 4천800만건의 정부사업비 영수증을 종이가 아닌 전자문서로 보관할 수 있게 된다.
중고차 매매 정보제공업·보험판매업·구매대행업 등을 '온라인 사업'으로 할 때 시설 및 진입규제가 대폭 낮아진다.
정부는 24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행정서비스와 영업 전반의 '온라인·전자문서 규제혁신 방안'을 확정했다.
정보통신기술 확산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행정서비스는 관공서를 직접 방문해야 하고, 문서보관도 종이 문서만 허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온라인 사업장에 오프라인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해 스타트업 출현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국무조정실은 ▲ 온라인을 활용한 행정서비스 ▲ 종이문서의 전자문서 전환 ▲ 온라인 영업 규제혁신 등 3개 분야에 대해 113개 세부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다음은 분야별 주요 추진 내용이다.



◇ 방문민원·집합교육 온라인 허용 등 90건
인허가 신청, 증명서 발급, 시험 접수 등이 온라인으로 가능해지고, 영양사 교육 등 법에서 정한 집합교육이 온라인으로도 허용된다. 이와 관련한 과제는 총 90건이다.
보건복지부는 올 연말까지 의료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환자가 보험급여 신청 등을 위한 진료기록 사본을 병원에 가지 않고, 각 병원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발급받을 수 있게 한다.
복지부는 보건증, 영문장애인 증명서의 온라인 발급과 아동수당 온라인 신청이 가능해지도록 하고, 건강보험료의 인터넷 카드결제도 허용한다.
대법원은 부동산 소재지 관할 등기소가 아닌 주거지 등기소에서도 등기신청을 하도록 하고, 법무부는 수용증명서·출소증명서 발급을, 해양수산부는 기부금품 모집 등록을 온라인으로 할 수 있게 한다.
임기제 군무원시험, 도선사 시험 등의 온라인 신청이 가능해지며 집단급식소 영양사의 위생교육, 야영장사업자 안전교육, 식품 수입·판매업자 특별교육 등 23개 종류의 집합교육에 대해 온라인교육을 허용한다.
이밖에 관세청은 해외여행자의 입국 시 휴대품신고서를 모바일 앱으로 작성할 수 있게 하고, 경찰청은 유실물 관리서비스 통합, 국토교통부는 고속도로 휴게소 도착 전 모바일 앱으로 음식주문 및 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도입한다.
아울러, 현재 1천469종의 민원·정부서비스가 연계된 행정서비스 통합사이트 '정부24(www.gov.kr)'에 학교생활기록부 발급, 전기요금 조회, 국립공원 야영장 예약 등 260종의 서비스를 추가로 연계한다.


◇ 종이문서→전자문서로 전환
정부는 연간 4천800만여건으로 추산되는 정부사업비 종이영수증을 전자문서로 대체한다.
현재 대학·연구기관 등 정부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은 종이영수증을 종이에 풀로 붙여 보관한다.
정부는 감사원의 계산증명규칙, 기획재정부의 회계예규 등이 '원본'을 보관토록 규정할 뿐, 이를 종이문서에 국한한 것이 아니므로 '전자문서'도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먼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6월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 사업비 집행서류 69만여건을 전자문서로 보관하도록 조치한다.
관세청은 자유무역협정(FTA) 원산지 증빙자료를 전자문서로 보관하도록 9월까지 조치한다. 원산지 증빙자료는 연간 100만여건으로, 중소기업이 특히 큰 부담을 느꼈다.
정부는 올해 안에 중앙정부 예산·기금 집행서류 전체를 전자문서로 대체하고, 지방재정 관련 서류는 내년 중에 전자문서로 대체할 계획이다.
길홍근 규제혁신기획관은 브리핑에서 "별도의 법령개정 없이 적극적인 유권해석만으로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낸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전자문서가 종이 문서와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가지게 하는 '전자문서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공공ㆍ민간의 보관문서를 전자문서로 대체하면 연간 1조1천억원이 절감된다.
은행별로 매년 1억장 이상의 대출ㆍ여신 관련 서류를 종이문서로 관리(박스 7만3천개 분량)하고, 병원ㆍ약국은 매년 종이 처방전 5억건을 발급ㆍ보관(발급비용 200억원)하고 있다.



◇ 온라인 사업 각종 규제 완화
서울대 재학생들이 창업한 온라인 중고차 경매회사 '헤이딜러'는 차량전시 없이 온라인으로만 중고차 거래를 알선하는데도 전시시설과 정비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폐업을 선언했다가 시설임대 후 재영업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10월까지 중고차 매매정보 제공업을 온라인으로 할 때는 전시시설, 정비시설 요건을 면제해주도록 자동차관리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개정한다.
정부는 이처럼 온라인 사업장에 불필요한 시설·장비·사무소 요건을 제거한다.
온라인 의료기기 중개판매업자에게는 냉장·냉동설비 등 보관장소 요건을, 온라인 수입식품 구매대행업자에게는 독립된 사무소를 갖춰야 한다는 요건을 없애준다.
보험 등 생활편의 업종을 중심으로 온라인 영업이 가능한 품목도 늘린다.
G마켓·옥션 등 온라인 상품 중개업자가 다른 제품과 연계되는 간단한 보험을 판매할 때는 보험대리점 등록 요건을 면제한다.
또, 온라인 구매대행 시 현재는 전기용품·생활용품 중 253개 품목은 KC(공급자 적합성 확인 서류) 인증을 받은 경우만 허용되지만, 국제안전기준이 적용된 215개 품목은 KC인증 없이 구매대행을 허용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신규 창업과 함께 소비자 선택권과 편의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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