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석 전 대표, 횡령과 배임으로 1심에서 징역 4년
메인스폰서가 '적신호' 켠 상황에서 선수 성폭행 혐의 사건까지 발생
(인천=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이장석 전 대표이사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는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이번에는 주전 선수가 시즌 중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일이 벌어졌다.
사건에 연루한 포수 박동원과 투수 조상우는 아직은 조사 단계라 유죄라고 단죄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경기를 앞둔 선수가 동이 트도록 술을 마시고, 여성을 선수단 숙소로 데려오는 사건이 발생한 것 자체가 어수선한 선수단 분위기를 방증한다.
2008년부터 KBO리그에 참가한 서울히어로즈 야구단은 2010년부터 넥센타이어와 구단 명칭 스폰서 계약을 이어오며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 전 대표이사는 웬만한 전문가를 뛰어넘는 식견으로 구단을 키워갔다. 그리고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연속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어 '빌리 장석'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러나 그의 추락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 전 대표이사는 구단 창단에 필요한 돈을 빌리는 대가로 구단 지분 40%를 약속했고, 이후 말을 뒤집으면서 사기 혐의로 피소됐다.
결국, 이 전 대표이사는 법정 구속돼 1심에서 횡령과 배임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이 전 대표이사가 구단 운영에서 손을 뗀 이후에도 잡음은 끊이지 않는다.
그가 변호인 접견을 통해 여전히 구단 운영에 영향을 끼친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장정석 감독이 사외이사를 맡고 있었다는 게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다.
이처럼 히어로즈 구단의 파행 운영이 계속되자 메인스폰서 넥센타이어는 구단 운영 정상화를 요구하며 스폰서비 지급을 2개월 동안 중단하기도 했다.
경영진 부도덕으로 불거진 사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메인스폰서가 나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핵심 선수의 성폭행 혐의는 구단에 치명타가 될 우려가 있다.
모그룹이 없는 히어로즈 구단은 스폰서비와 구단 입장 수입, 상품 판매 등으로 수익을 낸다.
2016년에는 창단 최초로 흑자 19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후 꾸준히 스폰서 수익이 줄어들고 있다.
넥센타이어와 서울히어로즈의 스폰서십 계약은 올해가 마지막 해다. 최근 일련의 사건은 재계약 전망을 어둡게 한다.
히어로즈 구단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박병호를 다시 데려오고, 한화 이글스에서 에이스로 활약한 에스밀 로저스까지 영입했다.
박병호에게는 연봉 15억원, 로저스에게는 구단 역사상 외국인 선수 최고액인 150만 달러를 안겼다.
구단이 이처럼 과감하게 지갑을 연 이유는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둬 메인스폰서 계약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부상 선수가 속출하면서 성적은 24승 25패로 아직 기대에 못 미치고, 구단과 선수단 가리지 않고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생존의 갈림길에 선 히어로즈 구단이 창단 이후 최고의 위기를 마주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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