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의 대표적 명문대학인 옥스퍼드가 소수인종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문호를 넓히고 있지만 여전히 실질적인 개선은 요원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옥스퍼드대는 이날 처음으로 입학생에 관한 공식 분석 자료를 발표했다.
이른바 '옥스브리지'로 불리는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는 그동안 입학생이 특권층에 편중돼 있어 다양성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옥스퍼드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들어 입학생 중 사회적 약자의 비중은 개선되고 있다.
옥스퍼드대에는 현재 1만1천500명의 학부생이 재학 중이다. 매년 3천200명 내외의 신입생을 뽑고 있다.
보고서는 이중 5분의 4 가량이 영국 출신이며, 공립학교 출신의 비중은 2013년 56.8%에서 2017년 58.2%로 개선됐다고 밝혔다.
흑인이나 소수민족 출신은 같은 기간 13.9%에서 17.9%로 늘어났다.
옥스퍼드대는 아직 불균형적인 문제가 남아있지만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다양한 출신들의 학생들이 옥스퍼드대의 교육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 '유니크(Uniq) 봄·여름학교'의 정원을 850명에서 1천35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옥스퍼드대가 '깔끔하게 손질된 데이터'로 대중을 기만하고 있으며, 실제로는 여전히 흑인 등 소수민족은 입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데이비드 래미 하원의원은 옥스퍼드대에 진학하는 공립학교 출신 중 4분의 1은 시험절차를 거쳐 학력이 상위인 학생을 뽑는 '그래마(grammar) 스쿨'을 졸업했다고 지적했다.
진보 일간 가디언은 2015∼2017년 옥스퍼드 단과대 4분의 1은 매년 단 한 명의 흑인 학생도 뽑지 않았다고 밝혔다.
백인의 옥스퍼드대 지원 후 입학허가 비율은 24%였지만 흑인은 12%로 절반에 불과했다.
래미 의원은 "옥스퍼드대의 최근 발표는 별로 바뀐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가 입학 승인 개선에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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